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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좋아해 별명이 '증세 안경'인 기시다, 선거 앞두고 '소득세 감세'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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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좋아해 별명이 '증세 안경'인 기시다, 선거 앞두고 '소득세 감세' 던졌다

입력
2023.10.20 19:10
수정
2023.10.20 19: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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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보궐선거 앞두고 급히 지시
방위비 증세 앞두고 '모순' 지적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2일 통일교에 대한 해산명령 청구를 하겠다고 밝힌 후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지지 AF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2일 통일교에 대한 해산명령 청구를 하겠다고 밝힌 후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지지 AFP 연합뉴스


‘증세 안경’이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증세 정책을 선호해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소득세 감세 카드를 꺼내며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찍는 상황에서 오는 22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패를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임시국회 소집일인 20일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 인사들과 만나 “한시적인 소득세 감세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23일 국회 소신표명연설(대국민연설)에서 감세 추진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선거를 감안해 날짜를 당겼다.

보궐선거 2곳 '전패는 막아라'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총리 취임 후 방위비를 2배로 늘리기로 하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저출생 대책을 내놓는 등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정책들을 발표했다. 재원 마련을 위해 국채 발행에 의존하는 대신 증세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입장이었다. 국가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256%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인 일본 정부 입장에선 증세가 불가피하지만, 30년 만의 이례적 물가 상승에 시달리는 일본 국민들은 반기지 않았다. '안경 쓴 기시다가 증세를 좋아한다'는 뜻의 '증세 안경'이란 별명에는 냉랭한 여론이 반영돼 있다.

22일 보선은 2개 지역구에서 치러지는데, 모두 자민당 의원의 지역구였지만 수성이 불투명하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소득세 감세안을 승부수로 띄웠다. 그는 20일 여권 인사 회동에서 "(경제 성장에 따른) 세수 증가를 국민에게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5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오는 22일 실시되는 중의원 보궐선거의 자민당 후보 지원 유세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주먹을 마주 대고 있다. 사세보=UPI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5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오는 22일 실시되는 중의원 보궐선거의 자민당 후보 지원 유세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주먹을 마주 대고 있다. 사세보=UPI 연합뉴스


"방위비 증세와 모순"... 자민당 내에도 신중 기류

정치권에선 '선거용 꼼수 감세'라고 비판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국회대책위원장은 “방위비 증세와 저출생 증세를 숨기기 위한 감세”라고 비판했다. 공명당마저 “방위비 증세와 소득세 감세가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민당에도 신중한 기류가 있다. 소득세를 많이 내는 고소득층이 더 큰 혜택을 받으면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해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엔도 도시아키 자민당 총무회장은 “고물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면 감세보다는 당장 지원금을 주는 것이 더 공평하다”고 말했다. 이에 깜짝 감세가 보선 득표에 도움이 될지 불투명하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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