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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단체 관광 시대 끝나… 야경 알리고 서울형 블루 플라크 추진"

입력
2023.10.26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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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관광 정책 대전환 예고>
개별관광 추세 맞춰 외국인 불편 없게 해야
"3·3·7·7 전략으로 질적 관광에 무게 둘 것"
북악산 야경 추천… 체험형 관광 확대 의지도
"지하철·택시·리버버스… 교통 체계 개선할 것"
"북촌 주민 불편 감안해 입장 시간 제한 검토"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 시장은 '3·3·7·7 전략'으로 관광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주민 불편 해소 방안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김예원 인턴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 시장은 '3·3·7·7 전략'으로 관광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주민 불편 해소 방안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김예원 인턴기자

서울시가 일본 도쿄, 영국 런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을 능가하는 관광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야심 찬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으로 고통받는 주민들 불편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9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관광 정책의 패러다임을 확 바꾸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오는 전략에서 벗어나, 서울을 찾은 관광객이 더 많이 돈을 쓰고, 더 오래 머무르고, 다시 방문하고 싶은 도시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특히 "단체 관광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하며 "개별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업그레이드해 미래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내놓은 '3·3·7·7 전략'은 무엇인가.

"관광 패러다임을 양적 관광에서 질적 관광으로 바꾸려는 정책이다. 1년에 서울을 찾는 관광객 3,000만 명, 관광객 1인당 지출액 300만 원, 관광객 체류기간 7일, 재방문율 70%를 달성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다양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외국인들이 "서울은 진짜 가볼 만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외국에 비해 재방문율이 낮은 편이다.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전략은 무엇인가.

"일단 여행할 곳이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 세빛섬이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같이 하드웨어를 새롭게 만드는 방법이 있고, 기존 관광지를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산악 관광이 대표적이다. 서울관광재단이 산책 코스에 나무덱을 깔아서 둘레길을 만들어 놓았는데 아주 반응이 좋다. 체험 기회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K드라마에 나온 장면처럼 한강 공원에서 '치맥'을 즐기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쉽게 음식을 주문하고 먹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서울시 몫이다."

-외국인이 서울에서 체류하는 기간을 늘릴 방법이 무엇인가.

"볼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와 함께 야경을 개발해야 한다. 야경을 보려면 어찌 됐든 하루를 더 머물러야 한다. 남산 남쪽에 곤돌라를 만들 예정인데 관광객들이 한강과 강남을 조망할 수 있게 된다. 북악산과 북한산을 활용한 방안들도 속속 발표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 시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서울형 블루 플라크를 개발하고,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 등 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원 인턴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 시장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서울형 블루 플라크를 개발하고,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하철 등 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예원 인턴기자


-유럽에 비해 서울은 관광 자원이 부족하고 인지도도 떨어진다. 이런 약점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나.

"유럽 도시들은 기본적으로 버스나 기차를 이용한 육로 관광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비행기로만 들어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일본 도쿄와 비교하는 게 필요하다. 도쿄가 할 수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 도쿄가 2030년까지 관광객 6,000만 명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면 우리도 6,000만 명을 끌어와야 한다. 외국인들이 도쿄만 보고 돌아가지 않고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관광지 하나를 개발하는 데 1~2년 정도로는 안 된다. DDP 지을 때도 6~7년 걸렸다. '노들섬 프로젝트'나 '리버 버스' 등 한강 수상교통 활성화도 관광 산업과 연계된 투자다."

-관광 산업을 육성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

"관광 산업은 낙수 효과가 굉장히 크다. 호텔과 상점, 식당만 돈 버는 게 아니다. 연계된 산업도 함께 성장한다. 특히 서울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되면 국가 브랜드 가치도 향상되고 국격도 높아진다. 시민들도 외국 관광객에게 좀 더 환대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서울만의 관광 상품은 어떤 것들을 기대할 수 있나.

"서울형 '블루 플라크'를 기대해도 좋다. 영국 런던에 있는 '블루 플라크(유명인이 살았던 곳에 파란색 명패로 설명을 달아 놓은 것)'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다만 영국은 세계적인 작가, 정치인, 철학자가 많지만, 우리나라에는 외국인들이 알 만한 유명한 인물이 많지 않다. 서울에서만 접할 수 있는 블루 플라크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9월 12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서울관광 재도약 결의대회에서 미래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9월 12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서울관광 재도약 결의대회에서 미래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북촌 한옥마을 등 주거형 관광지는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북촌 한옥마을에 대해선 입장료를 받거나 입장 시간을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입장료를 조금이라도 받는다면 오버투어리즘 부작용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 다른 방안을 두고도 충분해 협의해 내년 관광 성수기가 되면 어떤 형태로든 보완 장치를 마련할 것이다."

-외국인들에게 바가지를 씌워 한국 발길을 끊게 만드는 저가 덤핑 관광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관광객 수에 의존한 단체 관광으로 승부를 하려니까 덤핑 관광(싼값에 관광객을 데려온 뒤 강제 쇼핑으로 이익을 충당하는 상품)이 성행했다.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으로 틀 거리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이동수단을 편리하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지하철을 타고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하고 택시를 타고 내리는 데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업계의 자정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나.

"덤핑 관광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법규를 만들어 공권력이 작동해야 한다. 강제쇼핑 관광같이 낙후된 행태는 엄벌에 처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긴밀히 협조하겠다. 여행사와 가이드 등에게 적용되는 서울형 표준계약서를 도입하는 등 서울시 차원에서 최대한 노력하겠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서울 관광 코스를 하나만 뽑아달라.

"북악산에 올라 야경을 한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트래킹하며 땀도 흘리고 야경도 보고 가을 정취도 느끼면 서울에 대한 깊은 인상이 남을 거다."





인터뷰= 강철원 엑설런스랩장
정리=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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