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얼음이나 탕후루, 치아 좀먹는 요인
문홍열 전문의, "치아 크랙과 충치 유발"

최근 치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음식이 유행하면서 치아 크랙이나 파절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상아질로 구성된 치아는 순간적인 외력에 약해 딱딱한 음식을 섭취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김민규 기자
대구 달서구 강창석(46)씨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려고 치과를 알아보고 있다. 평소 치아가 튼튼하다고 자부했지만 얼마 전 치아가 심하게 시려 치과를 찾았고 어금니에 실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평소 얼음을 깨어 먹는 습관이 있었던 강 씨는 얼마 전 탕후루를 먹다가 치아에 통증을 느꼈고 병원에서는 얼음을 깨어 먹거나 탕후루를 자주 먹는 습관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진단했다.
문홍열 통합치의학 전문의는 "최근 치아 일부가 손상되는 파절, 혹은 실금이 가는 치아 크랙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외력 손상에 의한 치아 손상은 방치할수록 손상 범위가 커지는데다 치아 발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검진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빙과나 다양한 식문화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치아 손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데다 발병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그중 특이한 점은 치아에 금이 간 크랙(Crack) 현상이나 부분 손상이 된 파절 증상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얼음을 깨어 먹는 습관이나 딱딱한 간식을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유행하는 탕후루는 치과의사들에게는 치아를 손상시키는 가장 큰 간식 중 하나로 꼽힌다. 탕후루를 만들 때 설탕을 녹여 굳힌 외부막과 날카로운 절단면은 치아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게다가 찐득한 설탕 시럽은 치아에 달라붙어 충치를 유발하기도 한다.
아이스 음료에 든 얼음을 깨어 먹는 것도 치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얼음 결정체는 생각보다 딱딱한데다 낮은 온도에서는 상아질 치아 자체가 더 외력에 취약해지기도 한다. 얼음을 깨어 먹는 습관은 치아에 금을 가게할 수도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충격이 누적되어 치아 자체 내구성도 약해져 중장년층이 이 부분에서 젊은이들보다 더 취약하다.
치아손상을 초래하는 씹는 습관은 따로 있다. 치아는 장기외력이나 서서히 받는 외력에는 강하지만 부분하중이나 순간적인 하중에는 더 취약한 특징이 있다. 유튜브에서도 치아의 강도를 시험하는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압축 프레스로 치아를 눌러 강도를 테스트하는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서서히 가해지는 외력에는 어금니가 약 280㎏의 압력을 버티는 것으로 나타지만 순간적인 외력에는 매우 약하다.
치아 손상은 크게 치아가 깨져나가는 치아 파절과 치아에 금이 가는 크랙으로 나뉠 수 있다. 둘 다 외력에 의한 치아 손상으로 방치할 경우 손상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잇몸질환은 물론 치아 탈락까지 이어질 수 있다. 조기에 보철이나 지지대 등 보강조치와 생활습관 개선을 해야 한다.
치아 크랙이란 치아의 실금 즉, 크랙이 발생한 경우의 육안으로 티가 나지 않아 진단 자체가 어렵다. 대부분 크랙이 점점 커지고 통증이 생긴 후에야 치과를 찾는다.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치아를 씹을 때 찌릿한 통증이 발병한다. 주로 충치나 잇몸질환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얼음이나 딱딱한 결정체를 씹었을 때 치아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크랙이 생긴다. 이 크랙이 치아 표면인 법랑질에만 생기면 큰 문제가 없지만 실금이 점점 커지거나 파절이 생기면 임플란트를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실금은 특히 어금니에 주로 생기는데 치아 전체를 덮는 크라운 치료가 있지만 평소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시림이나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다. 법랑질 아래 상아질이나 뿌리 윗부분인 백악질까지 시리고 아프다는 것은 치아의 신경부분인 치수까지 손상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
현재 치아 크랙이 발생했거나 일부분이 손상된 상태라면 치과에서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치아가 손상된 상태를 방치하면 치아가 점차 약해질 수 있고, 내부로 균이 침투해 조직이 손상, 감염이나 충치가 발생할 수 있다.
치료는 단계적으로 해야
크랙은 있지만 통증만 있고 충치가 없는 경우에는 크랙이 더 이상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치아 전체를 갑옷을 입히는 듯한 크라운 보철수복을 해야 한다. 씹을 때 통증이 생기거나 평소에도 시리고 통증이 있을 경우, 신경 손상까지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신경치료나 보철수복을 하기도 한다.
크랙이 치근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다. 신경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발치 후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 한다. 또 크랙이 신경관 내부로 뿌리까지 심하거나 치아 파절편이 잇몸 뼈까지 깊게 부러진 경우 마찬가지로 발치 후 임플란트를 시행해야 한다.
치아 파절이란 외상으로 인한 치아 경조직 손상을 말한다. 치아 자체 단면 부위에 따라 법랑질 균열, 치관 파절, 치관·치근파절 및 치근 파절로 나뉠 수 있다. 경도가 높은 음식을 먹다 치아 일부가 손상되거나 상아질 외부나 모서리 등 파손을 주로 볼 수 있다.
법랑질 균열은 치아의 가장 외부인 에나멜 부위의 부분 손상이 된 것을 말한다. 신경 손상은 없지만 치아가 닳으면서 신경이나 지지조직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치관 파절은 치아 외부인 에나멜질 아래 상아질까지 파절된 경우를 말한다. 상아질 아래 층 신경 노출이 없는 경우 단순 치관 파절이라고 부른다. 손상된 치아를 보호하기 위해 임시로 보호대를 덧대서 추가 손상을 최소화한다. 외력으로 인한 신경 손상이 회복되는데 통상 2달 정도 걸리는데 이 기간동안 임시수복을 통해 회복기를 기다린 후 치아 상태를 확인한다.
복잡 치관 파절은 상아질 손상과 함께 신경 인근까지 손상이 된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손상된 시간 경과에 따라 신경치료와 함께 부분적 에나멜이나 상아질 손상 부위를 보완하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치관·치근 파절은 치아의 외부면인 법랑질부터 아랫층인 상아질, 백악질까지 파절이 일어난 증상이다. 파절 증상에 따라 뿌리가 붙기도 하지만, 발치가 필요할 수 있다.

문홍열 통합치의학과 전문의가 탕후르가 치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구 서울바른플란트 제공
문 전문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평소 저작 습관과 특정 간식이 이른 나이의 치아 탈락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대부분 모르고 있다"면서 "정기검진을 통해 치아손상을 사전에 방지하고 치아를 보호하는 식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자연치를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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