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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악단 3곳 이끄는 27세 스타 지휘자 메켈레 "모든 해석과 움직임엔 이유가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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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악단 3곳 이끄는 27세 스타 지휘자 메켈레 "모든 해석과 움직임엔 이유가 있어야"

입력
2023.10.20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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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30일 오슬로 필하모닉과 첫 내한

클라우스 메켈레. 빈체로 제공

클라우스 메켈레. 빈체로 제공

'두려움을 모르는 남자.'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은 지난 4월 객원 지휘자로 이 악단과의 데뷔 무대를 가진 핀란드 출신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27)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메켈레는 겨우 27세지만 이미 우리 시대 가장 많은 곳에서 필요로 하는 지휘자 중 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지휘자의 연륜이 음악에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믿는 게 클래식 음악계의 통설이지만, 1996년생인 메켈레는 요즘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지휘자다. 2020년 24세의 나이로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의 수석 지휘자가 된 데 이어 이듬해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맡았다. 지난해엔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수석 지휘자로 지명됐다. '예술 파트너' 직함으로 매년 악단을 5주 이상 지휘하다가 31세가 되는 2027년 정식 취임하는 조건이다.

국내 음악애호가들도 이런 메켈레와의 만남을 오래 기다렸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1년 오슬로 필하모닉, 2022년 파리 오케스트라와 잡았던 내한 계획은 취소됐다. 마침내 오는 28일(고양아람누리)과 30일(서울 롯데콘서트홀) 오슬로 필하모닉과 내한 연주회를 갖는 메켈레를 최근 서면으로 만났다.

메켈레는 "무대에서든 무대 밖에서든 사람들을 존중하는 진실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지휘자의 덕목으로 진정성을 강조했다. 음악적 준비가 바탕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그는 "내가 리허설에서 보여주는 모든 해석과 움직임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내가 원하는 지점을 확실하게 표현하고 보여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클라우스 메켈레. 빈체로 제공

클라우스 메켈레. 빈체로 제공

메켈레는 핀란드의 음악가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는 첼리스트,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였고 할아버지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모두 연주했다. 그는 어려서 첼로를 공부했지만 일찌감치 진로를 지휘자로 잡았다. 메켈레는 "7세 때 오페라 '카르멘'에 합창단 일원으로 출연했는데 지휘자만 보였다"며 "그때부터 지휘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결정적 계기는 12세에 만난 핀란드의 전설적 지휘자 요르마 파눌라(93)와의 인연이었다. 그는 "파눌라와 공부할 수 있는 행운이 찾아온 덕분에 시간이 지날수록 지휘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메켈레는 자신을 비롯한 핀란드 출신 지휘자가 최근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게 된 배경도 파눌라에게서 찾았다. 에사 페카 살로넨(65), 사카리 오라모(58), 한누 린투(56) 등의 핀란드 출신 명지휘자들과 KBS교향악단의 피에타리 잉키넨(43) 음악감독, 서울시향의 오스모 벤스케(70) 전 감독 등이 모두 파눌라에게 배웠다.

그는 "파눌라의 수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편성 규모에 상관없이 매주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해 볼 수 있었던 점"이라며 "직접 지휘를 경험하면서 물리적으로 어떻게 지휘를 해야 할지 스스로 깨닫고 심리적으로도 지휘하는 내 모습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선생님은 결코 ‘이렇게 지휘해라, 저렇게 지휘해라’라고 직접적으로 지시하지 않고 각자가 추구하고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음악적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고 떠올렸다.

메켈레가 이끄는 오슬로 필하모닉은 1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과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서울)과 2번(고양)을 연주한다. 그는 "오슬로 필하모닉은 100여 년 전 시벨리우스가 직접 지휘하기도 해 시벨리우스의 곡을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몸이 알고 기억하고 있는 악단"이라며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과 5번을 통해 시벨리우스가 가진 각기 다른 면인 로맨틱한 모습과 어두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클라우스 메켈레. 빈체로 제공

클라우스 메켈레. 빈체로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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