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회의서 재판·사법행정 운영 논의
국민 재판권 고려, 전원합의체 일부 심리
"정책적 고려 필요" 대법관 추천은 안 해
이균용 전 후보자는 연말까지 사법연구
변협, 오석준·이종석·홍승면 등 후보 추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 부결로 초유의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은 대법원이 두 차례에 걸친 대법관 회의 끝에 핵심 운영 방침을 정했다. 국민 피해를 고려해 전원합의체 심리는 일부 진행하되, 신임 대법관 추천 절차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결론이다.
대법원장 권한대행 안철상 대법관과 12명의 대법관들은 16일 오후 2시부터 회의를 열고 안 대법관의 권한대행 범위를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3시간 넘는 회의 끝에 대법관들은 "권한대행이 대법원장의 재판장 권한을 대행해 전원합의체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으나, 후임 대법관 임명 제청권을 위한 사전 절차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이날 안 대법관은 "통상 업무에 속하는 사항은 그 권한을 행사하되,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유보하거나 자제하는 방향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법부 본연의 업무인 재판은 진행하되, 민주적 정당성(헌법상 대법원장의 임명제청권) 등이 요구되는 후임 대법관 추천 절차는 미뤄야 한다는 취지다. 전원합의체 사건의 경우 안 대법관이 시급성과 필요성 등을 고려해 심리 대상을 선별하기로 했다.
후임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 일부 대법관들은 "후보자 천거 등 일부 추천절차는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는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법관·법원공무원 정기인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낙마한 이균용 전 후보자는 17일부터 올해 연말까지 서울고법에서 사법연구업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대법관들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들의 불편이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신속한 대법원장 임명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후임 인선을 촉구했다.
한편, 당초 대법원장 후보 추천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대한변호사협회는 이 후보자 낙마 후 사법부 혼란이 지속되자 이날 후임 대법원장 후보자들을 공개 추천했다. 오석준(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 이광만(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종석(15기) 헌법재판관, 조희대(13기) 전 대법관(13기), 홍승면(18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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