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국정감사]
예보기술 개발, 지진·화산 감시 등
주요 R&D 예산은 22.7% 삭감
내년도 기상청 연구개발(R&D) 예산이 올해보다 200억 원가량 삭감됐다. 특히 폭염·폭우 등 극한기상 현상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예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 16일 열린 기상청 국정감사에서는 이로 인해 기상청의 기후위기 대응 역량이 약화할 수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우려가 이어졌다.
이날 박정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올해 1,223억 원이었던 기상청의 R&D 예산은 2024년 1,009억 원으로 214억 원가량 줄었다. 전체 삭감폭은 17.5%로 국가 전체 R&D 예산 삭감폭(16.6%)과 비슷하다. 그러나 기상예보 및 지진·화산 감시 등 주요 R&D 예산은 22.7%나 줄었다.
가장 많은 예산이 삭감된 항목은 ‘기상재해 사전 대비 중심의 시·공간 통합형 수치예보기술 개발’이다. 위험기상 예보의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한 이 사업의 내년 예산은 101억 원이 책정돼 올해(141억 원)보다 40억 원이 줄어들었다.
기상업무지원기술 개발연구 예산도 내년 277억 원이 책정돼 올해보다 39억 원이 삭감됐다. 이 사업은 장마, 집중호우, 대설 등 위험기상 연구를 통해 예측 역량을 향상하고 해양기상 감시·예측능력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예산 삭감폭이 가장 컸던 건 기상관측장비 핵심기술 및 관측자료 활용기법 개발 사업이다. 해당 사업 예산은 올해 380억 원에서 내년 41억 원으로 89.2%나 줄었다. 지진·지진해일·화산 감시 응용기술 개발 사업 예산도 올해 173억 원에서 내년 30억 원으로 82.7%가 삭감됐다.
예산 삭감으로 중장기 기상 연구에는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책을 묻는 야당 의원들 질의에 유희동 기상청장은 “주어진 여건하에 연구개발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등 내부 조정을 하되 부족한 부분은 다음 해(2025년도)에 한 번 더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답했다. 신규 사업인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안전운용체계 핵심기술 개발에 예산(20억 원)을 확보했다는 것도 강조했다. 국토교통부 주도의 항공기를 활용한 도시교통체계 구축 사업이다.
예산심사 과정이 일방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위원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요 예산안 마련 뒤 불과 42일 만에 기상청에 예산 삭감을 통보했다”며 “기후위기 연구와 대응에 투자가 시급한데 깜깜이로 심사가 진행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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