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통해 전달되는 건강 정보가 정확성·신뢰성·품질 면에서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허식 인제대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여드름 치료제 관련 유튜브 영상 164편을 분석한 결과, 이들 영상의 정보 정확성에 대한 평균 점수가 0.61점(5점 만점)에 그쳤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피부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튜브 건강 정보 정확성을 측정하기 위해 대표적인 여드름 치료 약물인 ‘이소트레티노인’을 키워드로 정해 검색한 영상들을 분석했다.
분석에는 건강 정보 신뢰성과 타당도를 검증하는 평가 도구인 ‘디선(DISCERN)’을 활용했다. 디선은 정보 신뢰성을 평가하는 문항 8개, 치료 정보의 질을 평가하는 문항 7개, 전반적인 질을 평가하는 문항 1개 등 모두 16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은 정보 정확성을 평가하기 위해 해당 약물의 메커니즘과 용법, 부작용, 상호작용 등을 포함한 8가지 항목을 추가했다.
분석 결과, 전체 24개 항목 중 7개는 평균 점수가 ‘심각하거나 광범위한 결함’을 뜻하는 1점 미만으로 나왔다. ‘심각하지 않지만 잠재적으로 중대한 결함’을 뜻하는 3점 미만의 항목은 15개였다.
특히 정보 정확성을 평가하는 8개 항목의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0.61점으로 매우 낮았고, 신뢰성과 품질 영역 항목들의 평균 점수도 2.24점에 불과했다.
영상 164편 중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가 의료인인 영상은 72편(44%)이었고, 비의료인 영상은 92편(56%)이었다. 전반적인 영상 품질에 대한 점수는 의료인(2.63점)이 비의료인(1.93점)보다 높았다. 반면 영상 조회수와 품질 평가 점수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허식 교수는 “이소트레티노인은 가장 효과 좋은 여드름 치료제이지만 피부 건조증이나 휴지기 탈모 등의 부작용과 함께 가임기 여성이 약물 복용 중 임신하면 태아 기형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유튜브의 허위 정보는 여드름 치료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했다.
강은교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부 교수 연구팀도 최근 '대한가정의학회지'에 폐암 정보를 소개해 인기를 끈 유튜브 영상의 절반 가까이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이 조회수 1만회 이상의 폐암 관련 유튜브 영상 171개를 분석한 결과 통계적 오류나 불필요한 검사 권장, 그릇된 치료법 및 예방법 소개 등 '잘못된 정보'를 포함한 영상이 78개(45.6%)에 달했다. 이런 정보를 담은 78개 중 65.4%인 51개는 맞지 않는 치료법이나 예방법을 소개했다.
예컨대 '채소·과일·산야초에는 수많은 암 억제 물질이 포함돼 있어 이를 재료로 한 녹즙을 마시면 폐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알리거나, 비흡연자도 매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는 게 안전하다는 식이다. 국내에서는 비흡연자에게 폐암 검진을 위한 CT 검사를 권고하지 않는다.
가짜 건강 정보를 제공한 영상이 그렇지 않은 영상에 비해 온라인에서 더 인기를 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가짜 건강정보를 담은 영상의 평균 조회 수는 20만8,200회로 그렇지 않은 영상의 조회 수 13만2,600회보다 많았다. 평균 댓글 수도 131.6개와 90.1개로 가짜 건강정보를 담은 영상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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