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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환자 증가 못따르는 전문의 충원... 서울대병원 예약 후 '100일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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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환자 증가 못따르는 전문의 충원... 서울대병원 예약 후 '100일 대기'

입력
2023.10.13 15:20
수정
2023.10.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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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의원 국립대병원 자료 분석
정신질환자 5년 만에 37% 증가세
정신과 전문의는 4년 만에 14%↑

우울증. 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들이 크게 늘었지만 정신과 전문의 숫자 증가가 이를 따르지 못하면서, 전문적인 정신건강 치료를 제공하는 대학병원 진료 대기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과 의료 전문인력을 충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국립대병원 9곳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9개 국립대병원 정신과 평균 진료 대기일수는 2017년 14.5일에서 지난해 31일로 5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같은 기간 대기일수가 20일에서 99일로 5배 가까이 늘며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9개 병원의 정신과 전문의 수(합계)는 2017년 80명에서 지난해 82명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대형병원 정신과 진료가 어려워진 건 환자 규모 자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7년 약 335만명에서 2022년 459만명으로 37% 증가했다. 특히 우울증 환자가 62만 명에서 93만 명으로 51%나 늘었다.

환자는 빠르게 늘었지만 정신과 전문의 수 증가는 그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2 보건복지통계연보'를 보면 정신과 전문의는 2017년 3,651명이었고 2021년에는 4,179명이다. 4년 사이 14.5% 증가한 것인데, 환자 증가 속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국제 비교로 봐도 정신과 전문의 수는 적은데, 복지부가 강은미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인구 1,000명 당 한국의 정신과 의사수는 2020년 기준 0.0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통계가 있는 29개국) 평균인 0.18명의 절반 수준이었다.

정신과를 비롯해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도 최근 대책 마련에 나섰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11일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 의대 정원 증원을 반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의대 정원은 2006년부터 18년째 3,058명으로 묶여있다.

이종성 의원은 "정신질환자 수는 급격하게 늘어나는데 정신과 의료인력은 그대로"라며 "정신과 의료인력을 늘려 환자가 제때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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