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외선전매체를 총동원해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겨냥한 막말을 퍼부었다. 최근 김 장관의 실명을 처음으로 거명한 북한이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김 장관에게 떠넘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2일 “괴뢰 지역에서 매일같이 핏대를 돋구며 대결 악담을 쏟아내는 미치광이가 나타났다. 바로 괴뢰 통일부 장관 김영호”라고 실명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또 김 장관에 대해 “반공화국 대결의식에 찌들 대로 찌든 이 자는 범죄적 망동으로 악명을 떨친 역대 괴뢰 통일부 장관들을 능가하는 매국 역적”이라고 강한 적개심을 보였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이날 “괴뢰 내부에서 ‘통일부’ 장관 김영호 놈에 대한 비난과 규탄이 높아간다”며 “기고만장하여 설쳐대고 있는 김영호 놈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야 말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김 장관을 ‘반(反)통일부 장관’이라고 지목하면서 “악명 높은 대북 강경론자 김영호가 장관 자리에 앉은 후부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의 긴장만을 부추기는 통일부의 백해무익한 망동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은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통일부에 대해 강한 톤으로 비난해왔지만 김 장관을 실명으로 비난하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앞서 9일 우리민족끼리가 “괴뢰 통일부 장관 김영호 놈과 차관 문승현 놈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제사회가 일치단결해 대북 압박을 지속하면 북이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느니 하는 악담들을 계속 줴쳐댄다”고 포문을 열었고 통일의메아리는 10일 김 장관을 두고 “학생 운동권 출신으로서 ‘사상 전향’을 한 변절자”라고 비난했다. 김 장관이 좌파 지식인에서 ‘뉴라이트’로 전향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워낙 내용이 저열하고 저급할뿐더러 그 근원이나 (메시지) 출처, 즉 발송 기관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선전매체에 실린 글을) 북한의 공식적 의견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우리민족끼리나 메아리 등 남한을 비방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선전매체들의 발언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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