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대표팀 은퇴 이후 끝없는 추락
김호철 감독 "현 상태로는 회복 굉장히 힘들어"
강소휘 "배구인들 모두의 문제, 변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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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각 팀 감독과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새 시즌을 앞둔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노메달’ 수모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나왔다.
시즌 개막을 앞둔 7개 구단(흥국생명, 현대건설, 도로공사, 정관장, GS칼텍스, IBK기업은행, 페퍼저축은행)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12일 서울 강남구 호텔 리베라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각 구단의 각오만큼 눈길을 끈 대목은 아시안게임 노메달에 관한 얘기였다. 전날 남자부 미디어데이에 이어 무거운 분위기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쓴 여자배구 대표팀은 김연경과 김수지(흥국생명) 등 주축 선수의 태극마크 반납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서는 올해까지 27연패, 파리 올림픽 예선은 7전 7패를 기록해 올림픽 본선행 역시 실패했다. 아시아 무대마저도 벅찼다.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7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다년간 남자대표팀을 지도했던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이날 “현 상태로는 회복이 굉장히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아시안게임 이후 임도헌 남자대표팀 감독, 세사르 곤살레스 여자대표팀 감독과 이별했다. 배구계 안팎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임시방편 식의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민감한 문제라는 건 알지만, 제 소견을 말씀드린다면 시스템 문제를 바꾸지 않는 한 계속되는 부진이 예상된다”며 “구체적으로 한국 배구의 앞날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감독들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날 남자부에서 나왔던 ‘왜 V리그를 봐야 하고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주장이었던 박정아(페퍼저축은행)는 “저희 팀에 새로운 선수가 많고 어린 선수도 많아서 재미있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대처했다.
미디어데이 이전 진행된 사전 인터뷰에서도 일부 대표팀 선수들은 책임을 통감했다. 여자대표팀 강소휘(GS칼텍스)는 "선수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배구인들 모두의 문제다. 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변화도 필요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미디어데이에서 각 구단이 꼽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흥국생명이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리버스 스윕을 당해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여자부 V리그는 한국도로공사와 흥국생명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5개월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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