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 Q. 안녕하세요, 저는 고양이 둘과 살고 있는 집사입니다. 첫째는 1년 전에 냥줍을 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째가 새벽에 가끔씩 누군가를 찾듯이 우는 경우가 있는데 이유를 모르겠어요. 집에 사람이 있어도 혼자 거실에 나가서 애타게 웁니다. 하루는 평범하게 머리끈 가지고 놀다가 갑자기 머리끈을 앞에 두고 울었어요. 새벽에 우는 울음소리도 똑같아요. 좀 더 크고 길게 울 뿐… 저희 고양이를 좀 더 설명드리자면 냥줍 당시 TNR이 되어있었지만 출산을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은 4~5시간 정도이고 놀이시간은 1시간 정도에요. 집에 아깽이가 있어 같이 뛰어 노는 시간은 3~4시간 정도로 많습니다. 식욕은 정상이고 행동문제는 우는 것 말고 이상없습니다. 엉덩이를 때려주는 건 좋아하는데 엉덩이를 치켜들거나 하지는 않네요. 걸어다니면서 울 때도 있고 그냥 자리잡고 앉아서 울 때도 있습니다. 고양이가 우는 이유가 궁금하고 완화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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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고양이 행동전문가 수의사 김명철입니다. 고양이가 애타게 우는 모습에 신경이 많이 쓰이실 것 같습니다. 우리집 고양이가 왜 우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만 있다면 바로 해결해 주고 싶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보호자분들이 좌절하곤 하죠. 그래서 우선 고양이 울음소리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고양이 울음소리 원인을 알아보자.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 울음소리의 종류
고양이들의 울음 소리는 목적이 있는 경우와 목적이 없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듣는 목적성 있는 울음소리는 '야옹'(Meowing)이라는 소리로 원래는 새끼 고양이가 어미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을 요청하기 위해 내는 소리입니다. 이는 목적성이 뚜렷한 울음소리로써 배가 고프거나 춥거나 어미 고양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어미로부터 독립하기 전까지 이 소리를 내고 다양한 형태로 발전시킵니다. 야생에서의 고양이들은 성묘가 되고 나면 대부분 단독생활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이 울음소리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무인도에 혼자 생활하는 인간에게 언어가 필요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목적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된다. 목적성 있는 울음소리는 야옹(Meowing)이라는 소리로 새끼 고양이가 어미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을 요청하기 위한 표현 방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목적 없는 고양이 울음소리?
하지만 현재 집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반려묘들은 성묘가 된 이후에도 어미고양이의 보살핌을 받듯 인간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합니다. 야옹이라는 소리는 새끼 때에 비해 다소 굵은 음으로 바뀌지만 필요한 것들을 요구하기에 가장 손쉬운 수단입니다. 사료나 간식이 먹고 싶을 때, 사냥놀이가 필요할 때, 보호자가 만져주기를 원할 때 등 고양이들은 '야옹' 소리를 조금씩 변형시키며 보호자가 가장 잘 반응해주는 소리를 찾아내 적용시킵니다.
집 고양이들은 성묘가 되어도 반려인들의 보살핌을 받기 때문에 반려인이 가장 잘 반응하는 소리를 찾아 요구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야옹이라는 울음소리 외에 고양이들이 내는 소리들은 대부분 상대 고양이를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악질(Hissing), 으르렁거림(Growling), 울부짖음(Yowling)은 '근처에 오지마!',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근처에 오면 공격한다!' 등의 표현을 하기 위함입니다. 이 외에도 발정기 시즌에 암컷 고양이들이 주변 수컷 고양이들을 불러 모으는 매이팅콜(Mating call)과 사냥감을 보면 흥분되어 내는 채터링(chattering)과 같은 울음소리가 있습니다.
야옹이라는 울음소리 외에 고양이들이 내는 소리들은 대부분 상대 고양이를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악질 등은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지금처럼 저녁이나 밤 시간에 좀처럼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울부짖는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대부분 울음의 목적을 찾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고 텅 빈 공간을 배회하며 우는 모습을 보입니다. 경우에 따라 평소 집착하던 담요나 장난감을 물고 다니며 울기도 합니다.
목적성 없는 울음소리는 불안감의 표시일 수 있다. 반려인이 반응해줄 경우 이는 더욱 고착화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들이 이렇게 목적성 없이 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은 막연한 불안감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낮 시간 충분한 에너지 소모가 되지 않았거나 밤에 자신 혼자만 깨어 있는 상황에서 허공을 향해 울부짖으며 스스로의 불안감을 표현하는 것이죠. 그러다가 보호자가 자다가 깨서 고양이를 달래기 위해 쓰다듬거나 간식을 주거나 할 경우 우는 모습은 더욱 고착화되고 반복성을 가지게 됩니다. 자기의 불안감을 달래 줄 보호자가 울 때마다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런 울음소리를 관심 추구 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요구성 울음소리, 집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사람도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 각자 다르고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고양이들도 불안을 잘 느끼는 개체가 따로 있습니다. 어린 시절 어미 고양이의 돌봄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가 특히 그러합니다. 이런 고양이일수록 매일의 루틴이 잘 지켜져야 하며 보호자와의 관계성도 일관성 있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둘째 고양이가 들어왔을 때 서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존에 비해 보호자의 보살핌이 나뉘어짐에 따라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함으로 인한 정서적 불안이 커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기존 상황과 비교하여 어떤 점들이 달라 졌는지 확인하고 최대한 고양이가 안정적으로 지내던 시기와 비슷한 조건을 제공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연자의 고양이는 둘째가 입양되면서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껴 정서적 불안이 커진 상태일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여기에 더하여 고양이의 독립심을 좀 더 길러주고 회복탄력성을 높여주는 방법으로는 보호자가 잠들기 전, 다른 고양이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충분한 사냥놀이를 제공하고 보상으로 먹이퍼즐을 활용하여 집안 곳곳에 배치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냥 성공의 순간마다 자신감을 회복한 고양이는 마지막 단계인 실제 보상을 찾기 위해 집안 곳곳을 누비며 먹이 퍼즐의 간식을 꺼내 먹게 될 것입니다. 이는 충분한 에너지 소모와 상황을 집중하여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마지막으로 고양이들은 몸이 아플 때도 취약해진 스스로의 모습 때문에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 1년 사이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없다면 전반적인 건강 확인을 위해 동물병원에 내원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퇴행성 관절염, 방광의 염증, 염증성 장병증과 같이 만성 통증을 동반하는 질병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만약 이런 경우라면 원인 질병을 잘 치료하면 목적성 없는 울부짖음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반려생활 속 질문,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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