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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 푸어' 함정에서 벗어나는 중년의 깔끔한 노후 재테크

입력
2023.10.16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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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 성취도 크지만, 한국의 중년은 격변에 휩쓸려 유달리 힘들다. 이 시대 중년의 고민을 진단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해법들을 전문가 연재 기고로 모색한다.

경제 : <3> 교육비 vs 노후자금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장기 주식투자의 높은 수익률
중년 가정의 함정, '에듀 푸어'
사교육보다 자녀용 목돈 적립

1987년 10월 19일 '블랙 먼데이'(Black Monday). 경제학자나 주식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23%나 폭락한 사건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황당'한 사실은 따로 있다. 그해 S&P500 지수의 상승률이 5.81%였다는 사실이다.

굳이 1980년대까지 되짚어 볼 필요도 없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내 주식시장은 한때 패닉에 가까운 폭락세를 보였다. 그해 2월 말부터 정확히 한 달 사이 코스피지수는 2,222포인트에서 1,430포인트까지 35%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30일에는 마감 기준 2,873포인트로, 주가 상승률이 최저점 대비 약 100%, 폭락 이전 기준으로는 30%를 기록했다. '장기 투자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유명한 투자자 워런 버핏은 '주식시장은 적극적인 자에게서 인내심이 많은 자에게로 돈이 넘어가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했다. 인내심은 현명한 투자자의 가장 큰 강점이란 뜻이다. 여기에 복리의 마법(이자와 배당의 재투자)까지 더해지니 장기 투자를 권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우리보다 역사가 훨씬 긴 미국주식시장의 사례로 살펴보자(도표). 지난 200년 동안 총수익률 면에서 주식이 다른 모든 자산을 압도한다. 1802년 1달러를 투자하고 배당을 재투자했다면 2012년 말에는 1,350만 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주가폭락이나 약세장은 수익률 상승세 앞에 힘을 쓸 수 없다는 것이 역사가 내린 평가다.

'에듀 푸어'까지… 웃픈 현실

40세를 넘어선 중년 세대에게 지난 200년의 투자 결과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1달러'라는 작은 돈이 어떻게 은퇴 이후에 힘을 주는지 살펴보자.

주택 구입이나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목돈과 대출이 필수적이다. 이자 등의 현금유출은 물론, 보유세 등 비용도 발생한다. 반면 주식시장 수익률을 복리로 계산할 경우 매월 20만~30만 원씩 적립식으로 주식이나 종합지수에 투자할 경우 20년 뒤 원금은 1억 원에서 1억5,000만 원으로 늘어난다. 100만 원씩 같은 기간 투자하면, 5억 원의 목돈이 은퇴자금이 되는 것이다.

물론 현실은 다르다. 대부분의 40~50대에게 주택대출, 자녀교육, 보험, 개인연금 등을 빼면 월 몇십만 원씩도 자신의 노후를 위해 투자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특히 한창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에게는 자녀 학원비 등 사교육비 관련 항목이 가장 부담스럽다. 심할 경우 빚까지 지게 되는 에듀 푸어(Edu poor)까지 생겨난다고 하니, 자녀의 사교육비가 노후대비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일반적인 국가의 세대별 평균 소비성향은 소득이 적은 20, 30대가 높고 소득이 많은 40, 50대에서 저축 증가로 낮아졌다가 노년기 다시 높아진다. 전형적인 'U자 형태'다. 그러나 한국의 40대는 과도한 자녀 교육비 지출로 평균 소비성향이 높게 나타나는 'W자 형태'를 보인다. 여기서 교육비를 제외할 경우 다시 'U자 형태' 모양으로 회복된다. 즉, 자녀 교육비 지출이 40대의 가장 큰 경제적 부담이며 50대 이후 노후 준비 부족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자는 것이다. 매년 35만여 명이 대학교에 입학하지만 10만~15만 명만이 취업에 성공한다. 나머지 23만 명 가까이는 비정규직으로 고용된다. 이런 상황에서 학업으로 성취가 어려운 학생에게 고액 사교육 투자를 강행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결정일까.

그래픽=송정근기자

그래픽=송정근기자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드는 대한민국에서 80세는 이제 너무 흔해 고령으로 인식되지도 않을 정도니, 지금 40~50대가 100세 이상 살지 않기도 힘들지 모른다. 과거 평균 수명이 60세 전후일 때는 부모가 자녀에게 모든 걸 헌신하고 그 자녀의 성공으로 부모의 노후가 보장될 뿐 아니라 집안을 일으키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나 평균 수명 100세인 시대에는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충분히 보장할 수 없다. 결국 자녀의 성공만큼, 부모 스스로 중년 시기부터 노후의 경제적 독립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사교육비 지출과 노후 선택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이제 막 미래를 설계하는 신혼부부도 마찬가지다. 자녀 고교 졸업까지 1인당 교육비가 9,000만 원, 이 가운데 75%인 6,500만 원이 사교육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대신, 줄인 자금을 자녀를 위한 목돈(사업자금·결혼자금)으로 적립하는 게 더 현명할 수 있다.



공우진 DB증권 알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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