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성이 여고생에 "술·담배 사줄 테니 신던 스타킹 달라"

경남 특사경, 청소년 유해환경 기획 단속
담배 등 대리구매, 출입제한 미표시 적발

경남도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된 A씨가 술‧담배를 대리구매 해주는 대가로 여고생에게 신던 스타킹이나 양말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술과 담배를 대리구매해주는 대가로 여고생에게 신던 스타킹이나 양말을 요구한 성인이 경남도 특별사법경찰에 붙잡혔다.

경남도 특사경은 여름방학인 지난 8월부터 두 달간 청소년 유해환경에 대한 기획 단속 결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업체 5곳과 성인 2명을 적발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특사경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학생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술과 담배를 수시로 제공했다. 그는 담배 2갑에 1만5,000원을 받고 대리구매 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고생에게는 수수료 대신 신던 스타킹이나 양말을 요구하기도 했다.

적발된 업체 가운데 룸카페 3개소는 청소년 출입제한을 표시하지 않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청소년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다 덜미를 잡혔다. 한 노래연습장은 기준에 맞지 않는 청소년실을 설치하고 무인으로 운영해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에도 청소년이 드나들도록 했다. 또 다른 전자담배 판매점은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담배 판매금지’ 표시를 하지 않아 입건됐다.

현행법상 청소년 출입금지 위반이나 술, 담배 등 유해약물을 대리구매ㆍ제공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은남 경남도 사회재난과장은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이끌어야 할 어른들이 오히려 청소년의 비행과 일탈을 조장하는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범죄”라며 “앞으로도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창원=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