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말레이 조직 2220억 마약 들여와
도마 속 파 필로폰 숨겨..."첫 적발 사례"
246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숨겨 국내에 유통하던 3국 연합 범죄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나무 도마'를 이용해 필로폰을 밀반입하는 수법으로 세관의 감시망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0일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 국적 16명을 범죄단체조직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단순 투약 및 가담자 10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40대 중국인 총책 등 14명을 구속해 13명을 지난달 검찰에 넘겼다.
일당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제조한 필로폰 74㎏을 한국에 몰래 들여와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한 번에 246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로는 2,220억 원 상당이다. 경찰은 압수한 27.8㎏을 제외한 상당수 마약이 이미 시중에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3국 조직원들은 철저히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 말레이시아 조직원이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오면, 한국인이 이를 전달받아 유통∙판매를 맡은 중국 측에 넘겼다. 경찰은 일본, 대만 등지에 마약을 공급하던 말레이시아 총책이 한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범행을 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밀반입 수법도 기상천외했다.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여름철엔 마약을 신체에 붙여 들여오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나무 도마 속을 파 필로폰을 숨기는 방식으로 32㎏을 더 반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마를 사용한 최초 적발 사례"라고 설명했다.
7월 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일당의 거점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말레이시아 총책이 추가 밀반입을 위해 현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선적해 둔 100㎏ 상당 필로폰도 회수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잡히지 않은 말레이시아·한국 총책도 조속히 검거하고 잔여 필로폰 수거에도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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