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까지 '2023 서울정원박람회' 열려
40개 작품 출품... 내년엔 뚝섬서 국제행사로
쓰레기매립장의 우울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은빛 억새가 넘실대는 자연 공간으로 탈바꿈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정원 작품과 휴식,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2023 서울정원박람회'를 즐기기 위해서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정원박람회는 '바람, 풀 그리고 정원'이라는 주제로 6일부터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일대에서 열리고 있다. 시는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본행사 후에도 시민들이 정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내달 15일까지 전시를 운영하기로 했다. 정원산업 관련 정보와 복합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정원여가산업전'도 함께 열린다.
이번 정원박람회에는 전문가와 학생, 시민들이 준비한 40개 정원 작품이 선보인다. 지난해 '서울시 조경상' 수상자가 참여한 '초청정원'과 전문 정원 작가들의 '작가정원', 조경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만든 '학생정원', 일반시민들이 참여한 '모아정원', 이벤트 성격의 소규모 정원인 '포토가든' 등으로 구성됐다.
초청작가 부문에선 레코드판과 CD를 형상화한 지름 9m 규모의 원형 플랫폼 위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조용준 작가의 '소리의 정원'이 눈길을 끈다. 하늘공원 일대 생물(동식물), 무생물(바람), 인공(메탄가스) 등 소리를 채집하고,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정원박람회를 통해 열린 공모전에서는 부문별 22개 팀에 대한 최종 수상자도 가려졌다. 작가정원 부문에서는 이상수 작가의 '자연과의 조우: 氣韻生動'가 금상을 차지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억새밭 한가운데 작은 구조물을 세워 시민들이 마치 창문을 통해 억새밭을 바라보는 것 같은 풍광을 선사한다. 이 작가는 "열린 경관에서 오감을 제어하고 하나의 감각에 집중해 내면의 고요함에 귀 기울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학생정원과 모아정원, 포토가든 부문에선 투 디어 팀의 '마음에 부는 바람에: 풀처럼 눕기로 했다'와 써니가든 팀의 '풀은 정원의 하얀구름이다', 클린스튜디오 팀의 '하늘이의 새물' 등이 각각 금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서울정원박람회는 지난해까지 총 457만여 명이 방문한, 서울시 대표 가을행사로 자리 잡았다. 내년에는 박람회 규모를 '국제' 수준으로 확대해 뚝섬한강공원 일대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정원박람회를 통해 서울의 공원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대표 문화상품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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