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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차출로 이어질라"... 하태경 서울 출마에 국민의힘 중진들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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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차출로 이어질라"... 하태경 서울 출마에 국민의힘 중진들 '술렁'

입력
2023.10.08 18:00
수정
2023.10.08 19: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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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서울서 승리하면 2석 따내는 효과"
"당서 수도권 출마 요청" 발언에 엇갈린 반응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8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시민단체 공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지원방안 모색'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8월 1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 '시민단체 공익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지원방안 모색'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 총선에서 서울 출마를 선언한 3선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국민의힘 의원의 발표로 당이 술렁이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에 앞서 당 쇄신책 중 하나로 꼽혀온 텃밭을 지역구로 둔 중진 의원 대상 '수도권 차출론'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 의원의 전격적 선언 배경에 당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일각에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나 지도부가 먼저 수도권 출마를 선언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하태경 "서울서 승리하면 2석 따내는 효과"

하 의원은 7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내년 총선에서 제 고향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도전하겠다"며 "서울에서 승리한다면 우리 당은 두 석을 따내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시절 민족해방(NL) 계열 운동권이었다가 이후 북한 인권운동가로 전향한 하 의원은 부산 해운대갑에서 19대부터 21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었지만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하면 서울은 국민의힘에 쉽지 않은 지역이다. 2020년 총선에서 서울 49개 지역구 중 41개(83.6%)를 더불어민주당이 휩쓸었을 정도로, 전국적 지명도가 있지 않고선 민주당 현역의원들의 벽을 뛰어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 의원이 서울 출마 선언에 대해 총선 승리를 위한 '희생'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우리 당의 총선 승리, 특히 수도권 승리의 밀알이 되고자 하는 충심 때문"이라며 "작은 실천이 집권 여당의 책임정치 회복과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20년 4월 15일 211대 총선 서울 선거구 49곳 개표 결과. 네이버 캡처

2020년 4월 15일 211대 총선 서울 선거구 49곳 개표 결과. 네이버 캡처

출마 지역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 의원은 8일 본보 통화에서 "현역 의원이 민주당인 지역구를 탈환하는 것이 대전제이며, 그 외에 다른 (지역구 선정) 기준은 다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친이재명계 중진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과 하 의원이 서울대 출신인 만큼 관악을 등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출마지로 거론된다.

"당에서 요청" 발언에 술렁... 일각선 "윤핵관부터 나서야"

하 의원이 취재진에게 수도권 출마 선언에 대해 개인 결단 외에 지도부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힌 것도 미묘한 반응을 낳고 있다. 하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당에서 한 달쯤 전에 (수도권 출마와 관련한)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는데, 지도부의 수도권 출마 요청은 대상, 범위 등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하 의원은 본보에 "요청받은 (중진들의) 범위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하 의원과 수도권(서울·인천·경기), 비례대표를 제외한 국민의힘 3선 이상 의원은 총 23명으로, 이들은 언제든 수도권 차출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5선은 김영선(경남 창원의창), 서병수(부산진갑),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조경태(부산 사하을),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 6명이다. 4선은 권성동(강원 강릉), 김기현(울산 남을), 이명수(충남 아산갑),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 4명이다. 3선은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김상훈(대구서),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박대출(경남 진주갑), 박덕흠(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윤영석(경남 양산갑), 윤재옥(대구 달서을), 이종배(충북 충주), 이채익(울산 남갑), 이헌승(부산 진을), 장제원(부산 사상),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한기호(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의원 13명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대표는 8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운동 현장서 취재진과 만나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에 대해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필요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은 "하 의원이 전국적 인지도가 높고 2030세대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아 지도부가 특별히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중진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중진 의원들은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 의원에게 지도부 요청이 있었다는 점에서 자신들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언제든 수도권 차출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전국적 지명도를 갖추지 않는 한 지방의 중진 의원들이 서울 유권자들에게 통할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지방을 지역구로 둔 중진들의 서울 차출은 대통령실 인사들을 포함한 정권 실세들을 꽂기 위한 '텃밭 비워주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윤핵관 인사들이 험지에 출마해서 당선돼야 당과 대통령에게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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