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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괜스레 울적하고 눈물이 나는데…

입력
2023.10.08 09:10
수정
2023.10.08 11:2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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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계절성 우울증, 햇볕 줄어드는 가을에 많이 나타나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고, 기온도 떨어지면서 계절성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난다. 게티이미지뱅크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줄고, 기온도 떨어지면서 계절성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어난다. 게티이미지뱅크

“하루에도 몇 번씩 괜스레 울적하고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 이처럼 가을을 타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일시적인 우울감일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계절성 우울증(계절성 정동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성인의 3%가 이러한 증상을 겪는다. ‘계절성 우울증’이다. 가을에 시작돼 겨울까지 이어지다 봄여름이 되면 대개 호전된다.

낮이 짧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세로토닌 분비는 줄어들고 멜라토닌 분비는 늘어난다. 그러면 생체 리듬과 수면·활동 주기가 부조화를 일으킨다. 생체 리듬이 수면·활동 주기보다 늦어지면서 낮에도 몸의 리듬이 밤에 맞춰져 낮졸림증과 피로가 생긴다.

이 같은 계절성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단순히 특정 계절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계절성 우울증을 이겨내거나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갖는 게 도움이 된다. 생활 리듬이 깨지면 무기력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이나 요가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움직여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손보경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벼운 우울감이나 무기력감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고 낮잠은 되도록 피하며 낮 시간 가벼운 스트레칭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일과 중 틈틈이 밖에서 햇볕을 쬐는 게 좋다. 햇빛을 받아 멜라토닌 분비가 활발해지면 생체 리듬이 안정되기 때문이다. 한규민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계절성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하루에 1~2시간 산책하는 게 좋다”며 “햇볕을 쬐면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일정하게 분비되도록 돕는다”고 했다.

비타민D가 풍부한 고등어ㆍ우유, 엽산이 풍부한 녹색 채소류 등을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 고립될수록 기분이 가라앉기에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 취미나 운동 등을 함께하는 것도 우울증 해소에 좋다.

트립토판을 섭취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트립토판은 멜라토닌을 만드는 필수 아미노산이며 감정에 영향을 주는 세로토닌의 전구(前軀)물질이다. 트립토판은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지 못하므로 바나나·치즈·생선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다만 우울증을 술로 풀려고 하면 오히려 악화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술을 마시면 도파민ㆍ엔도르핀 같은 호르몬이 분비돼 잠시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술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우울해진다. 또 술을 다시 마시지 않으면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늘어나 더 우울해지고, 결국 다시 술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무기력증이나 심한 감정 기복 등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게 좋다. 전상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초기 우울증은 운동, 독서 등 비약물 요법으로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며 “중증 우울증은 의사 처방에 따라 약물 요법과 비약물 요법을 적절히 병행하면 약물이나 비약물 요법을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보다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계절성 우울증 예방법]

1. 가을철에는 햇볕을 가능한 한 많이 쬔다.

2. 산책·조깅 등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산소 섭취량도 늘린다.

3. 매일 30분 이상 낮에 외출을 한다.

4. 취미·사교 활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5.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신경을 쓴다.

6. 고지방고칼로리, 설탕, 밀가루 등을 되도록 삼간다.

7. 전문의와 상담 후 항우울제를 사용하는 등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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