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등 연구팀 논문 네이처 게재
빠른 도시화에 해안·저지대로 눈 돌려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서 홍수 위험 노출 지역이 크게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도시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폭우와 밀려드는 바닷물에 취약한 토지에도 사람들이 거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홍수 방지 등 기반시설이 열악한 중·저소득 국가가 위험에 처한 것으로 지적됐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과 독일 항공우주센터 등의 연구진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1985~2015년 지구상에서 홍수에 노출된 주거지 수가 122% 늘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도시 면적이 85%(128만㎢)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홍수 위험성이 높은 지역에서 도시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 셈이다.
연구진은 매년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 주거지 변화를 추적한 뒤, 피해 가능성에 따라 0등급부터 4등급까지, 총 5단계로 나눴다. 가장 높은 4등급은 ‘100년에 한 번 수심 1.5m 이상의 홍수 발생 위험’이 있는 곳이다.
위험에 노출된 지역의 82%는 중·저소득 국가에 몰려 있었다. 베트남은 30년 사이 4등급 주거지가 289.5% 늘었고, 지난달 최악의 홍수로 1만 명 이상 숨진 리비아는 83% 증가했다. 라오스, 방글라데시, 태평양 섬나라 피지도 전체 주거지 중 홍수 위험이 큰 곳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빠른 도시화를 홍수 위험지 증가 이유로 꼽았다. 안전한 내륙 지역에 건물을 올릴 자리가 부족해지면서 각국 정부가 해안 지역과 저지대로 눈을 돌렸다는 의미다. 베트남의 경우, 해안 토지 3분의 1이 이미 정착지로 개발됐다. 게다가 더 위험한 지역에서 새로운 개발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홍수 데이터 부족 △열악한 도시 계획 △저지대 개발에 대한 약한 규제 등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았다.
논문 공동 저자인 스테판 알레가트 세계은행 선임 기후자문관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과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생활하기 나쁜 땅에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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