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승' 1면 실은 스포츠 신문 구하려
지하철역·신문보급소 찾아 나선 팬들
"1만 원에 산다" 10배 웃돈 중고 거래도
29년 만에 LG가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오랜 팬들 사이에서는 '신문 대란'이 벌어졌다. 우승 소식이 담긴 신문을 구하기 위해 신문보급소를 찾아가고, 약 10배의 웃돈을 주고 중고 거래도 하고 있다.
6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4일 자 스포츠서울 신문을 구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4일 자 해당 신문 1면에는 'LG,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제목의 기사가 큼지막하게 담겼다. LG가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우승을 거머쥔 LG 팬들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신문을 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맘카페에 "남편이 LG 팬인데 신문 사려고 하루 종일 1만 보 이상을 걸었는데도 못 구했다"고 토로했다.
지하철역 신문 가판대와 편의점 등 신문을 파는 곳마다 팬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온라인상에는 "아침부터 역 근처 가판에는 씨가 말랐다", "편의점 5군데를 돌았지만 신문 재고가 없다고 한다"며 신문을 사려는 누리꾼들의 글이 잇따랐다. 우승을 처음 만끽한 20대 팬들도 신문 구매에 나섰다. 신문을 구하기 위해 동네 인근 복권판매점 3곳을 들렀다는 LG 팬 조모(26)씨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우승 소식인 만큼 기념할 만한 지면을 구하고 싶었다"면서 "보기 드문 신문을 찾으러 다니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신문보급소나 시외버스터미널, 심지어 신문사를 직접 찾아가 구매했다는 이들도 있었다. LG 팬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쌍둥이마당'에서 한 팬은 "보급소에 전화를 걸어 5부를 구매했다"면서 "아날로그 감성대로 LG의 우승 기사를 보관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적었다. 스포츠서울은 4일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신문 구하러 스포츠서울 본사 방문한 LG 팬' 영상을 통해 인천에서 온 20대 팬의 사연을 전했다.
신문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중고 거래 사이트로 발길을 돌렸다. 중고 거래 사이트 당근마켓과 중고나라에는 '몇 부든 괜찮다. 1만 원까지 드리겠다', '소장용으로 신문을 갖고 싶다'는 등의 글이 게재됐다. 통상 신문 1부는 1,000원에 판매되는데 약 10배의 웃돈을 주고서라도 신문을 사겠다는 것이다. LG 우승 소식 기사가 1면에 실린 신문은 최소 6,000원부터 최대 1만5,000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1990년과 1994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이후 정상에 서지 못하다가 지난 3일 무려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종료를 열흘 이상 남기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은 LG는 한국시리즈 준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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