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개최
한종희 "고객·제품 연결하는 여정 함께해 달라"
"이제 빅스비는 어떤 기기와 대화할 것인지 고민하는 수고를 없애 줄 것입니다. 명령만 내리면, 빅스비는 가장 적합한 기기를 찾아 수행합니다."(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비서 '빅스비'가 이용자의 '의도'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진화한다. 한 공간에서 여러 기기에 내장된 빅스비가 동시에 이용자의 명령을 들어도, 발화 맥락과 기기 상태 등을 고려해 가장 적당한 기기에서만 명령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령 TV로 영화를 보던 중 태블릿 알람이 울릴 때 "하이 빅스비, 멈춰"라고 말하면, 두 기기 모두 음성에 반응하긴 하지만 TV 화면은 그대로 둔 채 태블릿 알람만 꺼 주는 식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SDC)에 참석한 한 부회장은 새로워진 빅스비를 소개하면서 "빅스비는 간단한 명령만으로도 개인별 맞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SDC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서비스·플랫폼 등의 개발 상황을 전 세계 개발자들과 공유하는 자리다.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업, '개방성'을 중시하는 삼성전자에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1년 만에 돌아온 올해 SDC에선 더 즐겁고 지속가능한 이용자 경험을 구현하기 위한 신기술과 전략 등이 소개됐고, 3,000여 명의 개발자가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 부회장은 "연간 판매되는 삼성전자 제품의 개수는 5억 대가 넘고, 삼성계정 연간 이용자는 6억 명 이상"이라며 "수많은 고객과 제품·서비스를 연결하는 혁신의 여정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다양한 기기들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스마트싱스'의 업그레이드 계획도 공개됐다. 한 부회장은 "스마트싱스는 확장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이라며 다른 제조사의 기기에도 더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사물인터넷(IoT) 글로벌 통신 규격인 매터(Matter)를 스마트싱스에 적용한 데 이어, 올해는 다른 규격인 HCA도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제품이 아니어도 매터나 HCA를 지원하는 기기는 무엇이든 스마트싱스로 연동해 제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자체 운영체제(OS) 타이젠에 AI 기술을 결합했다고도 발표했다. 타이젠은 2012년 첫 공개 후 삼성전자 TV·모니터·가전 등 3억5,000여 개 기기에 탑재됐고, 앞으로는 세탁기·오븐 등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AI와 만나 진화한 타이젠은 AI 기능이 없는 기기도 음성 인식이나 식품 인식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또 사용 정보를 클라우드(가상 서버)가 아닌 제품 자체에 저장, 데이터 유출 우려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이날 삼성전자는 더 많은 기기가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의 핵심이 '보안'이라고 강조하며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 볼트'를 중저가 제품 등에도 확대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삼성 녹스 볼트는 지문·패턴이나 삼성페이 데이터 같은 극도로 민감한 개인 정보가 유출되지 않게 해 주는 강력한 보안 기술로, 지금까지는 갤럭시S, Z 시리즈 등 고가의 주력 모바일 제품에만 탑재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갤럭시A 시리즈와 TV 등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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