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첫 아시아·태평양 행사 한국서 개최
"'디지털 트윈'에 AI 더해 시뮬레이션 활용 가능"
주로 모바일 게임 개발에 널리 쓰이는 3차원(3D) 엔진 개발사 유니티가 서울에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산업계를 겨냥한 행사를 열었다. 애플의 '비전 프로' 등장에 발맞춰 가상현실(XR) 개발 엔진으로 유니티가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인공지능(AI)의 도입으로 3D 기술 활용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니티는 5일 '유니티 APAC 인더스트리 서밋 2023'을 서울에서 열고 유니티의 최신 기술이 게임을 넘어 광범위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로리 아메스 유니티 솔루션 개발부문 부사장은 유니티를 활용하는 기업들을 게임이나 콘텐츠 제작자와 같은 '크리에이터(창작자)'로 지칭했다. 그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 매력적으로 변한다는 게 우리의 철학"이라면서 "산업계엔 그들의 요구에 적합한 새로운 창작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니티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디지털 트윈'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이란 가상 공간에 실물과 같은 3차원 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와 같은 물리 법칙이 적용되는 가상 공간에서 제품을 디자인하고 공장과 구조물을 설계하는 등 활용성이 높다.
한국에선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가 유니티 엔진을 통해 '메타팩토리'를 구축하고 현실의 공장을 가상 공간으로 옮겨 제조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선박의 도면을 3차원으로 구축하면서 유니티 엔진을 활용했다. 유니티도 이 같은 사례 때문에 아시아 지역 행사를 서울에서 처음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메스 부사장은 "한국의 산업 분야는 혁신성으로 잘 알려져 있고 디지털 트윈 분야에서도 전환을 이끄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애플 비전 프로'용 앱 개발 지원
유니티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과 함께 사실상 3D 게임 개발 엔진 시장을 양분했는데 '메타버스' 유행을 타고 게임 외 영역으로도 적극 진출했다. 하지만 지금은 소비자들이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식은 상태에서 산업계 내 더 많은 파트너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애플의 '비전 프로' 발표를 계기로 가상현실(XR)이 주목받는 것은 유니티에게 큰 기회다. 유니티는 6월 비전 프로의 운영체제인 '비전OS'에 적합한 3D 개발 도구를 출시했다. 애플 비전 프로는 3차원 가상 공간에서 컴퓨팅 작업을 하고 앱을 사용하는 경험을 제공하는데 여기에 맞춰 앱을 개발할 때 유니티의 '폴리스페이셜(다중공간)'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의 도입 또한 유니티 엔진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디지털 트윈을 통해 쇼핑몰 등의 건축물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거나 물류센터나 공장에서 최적의 작업 경로를 찾는 등의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범주 APAC 애드보커시 리더는 "AI의 도입은 3D 개체를 만드는 것에도 도움이 되지만 데이터를 훈련해 미래를 예측할 때 쓸 수도 있다"며 "공장이나 건물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