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포획돼 2013년 바다로 돌아간 삼팔이
2016년, 2019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출산?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에 동원됐다가 야생으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삼팔이' (20~22세 추정)가 세 번째 새끼를 낳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족관에서 공연을 하던 돌고래가 방류된 후 새끼를 낳은 건 이번이 여섯 번째며 세 번째 새끼를 낳은 게 확인된 건 처음이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마크∙MARC)는 5일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삼팔이의 곁에 새끼 돌고래 한 마리가 함께 다니는 모습이 관찰됐다"며 "3, 4마리의 어미 후보 중 출현 빈도 및 돌고래 어미가 새끼를 몸통에 붙이고 다니는 '어미-새끼 유영자세'(mother-calf position) 비율을 확인한 결과 삼팔이의 새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새끼 돌고래가 처음 목격된 것은 지난달 13일이다. 해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돌핀맨' 이정준 감독이 제주 한동리에서 촬영한 영상에 삼팔이로 보이는 돌고래 주변에서 함께 다니는 새끼의 모습이 담겼다. 마크는 이를 계기로 8월까지 2019년 두 번째로 출산한 새끼만 데리고 다니던 삼팔이가 세 번째로 출산했을 가능성을 두고 확인 추적에 들어갔다.
마크는 삼팔이의 세 번째 출산을 확인하는 데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는 대체로 어미 하고만 붙어 다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어미를 확인하기 쉬운 편이다. 반면 이번에 태어난 새끼는 삼팔이 주변의 개체들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행동이 다른 경우보다 더 자주 나타났다는 게 마크 측의 설명이다.
장수진 마크 대표는 "출현 빈도와 유영자세 비율, 등지느러미 각도와 몸의 다른 패턴을 바탕으로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새끼와 어미들을 구분하기 때문에 최종 확인까지는 시일이 걸린다"며 "삼팔이 새끼는 8월 말부터 9월 중반 사이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3마리를 시작으로 지난해 비봉이까지 전국 수족관에 있던 8마리가 고향인 제주 앞바다에 방류됐다. 이 가운데 삼팔이가 2016년, 2019년에 이어 이번에 출산 소식을 알렸고, 춘삼이는 2016년과 2021년, 복순이는 2018년에 새끼를 낳았다.
삼팔이는 2010년 제주 앞바다에서 정치망에 걸린 채 불법 포획돼 제주의 한 공연업체에서 쇼에 동원됐다. 이후 법원이 불법 포획된 돌고래에 대한 몰수판결을 내리면서 제돌이, 춘삼이와 바다로 돌아갈 기회를 얻었다. 2013년 6월 제돌이, 춘삼이와 야생적응훈련을 하던 중 찢어진 그물 사이로 홀로 빠져나가 야생 무리에 합류해 삼팔이의 등지느러미에는 숫자가 붙어 있지 않다. 제돌이와 춘삼이는 이보다 한 달 뒤인 7월에 방류됐다.
장 대표는 "야생으로 돌아간 돌고래들이 무리와 잘 지내고, 새끼를 낳은 것만으로도 야생에 적응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고, 그곳에 살던 개체로 봐도 무방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다만 돌고래 새끼들이 잘 자라려면 이들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서식지 보전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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