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과반 득표자 없자 결선 투표하지 않아
6일로 연기했지만 야권 측 이사 "향후 절차 무효"
KBS본부 "정권의 낙하산 사장을 선임 위한 무리수"
KBS. 뉴스1
KBS가 신임 사장 절차를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다. 여권 추천 이사들 사이에 이견이 불거지며 한 차례 최종 후보자 선정이 미뤄진 데 이어 5일에는 여권 추천 이사 중 1명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써 여야 6 대 5 구도였던 KBS 이사회는 5 대 5 구도가 됐다.
KBS 이사회에 따르면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종민 이사가 이날 사의를 표했다. KBS 이사회는 당초 지난 4일 임시이사회에서 3명의 사장 후보자들을 면접해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 뒤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표결 결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고 후보자 중 다수 득표자인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최재훈 KBS 부산방송총국 기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하려 했다. 그런데 서기석 이사장이 "이사 한 명의 피치 못할 사정"이라는 이유로 결선 투표를 진행하지 않고 6일 9시에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야권 추천 이사들은 당초 "4일 사장 후보자를 제청한다는 규칙에 어긋난다"며 일방적 결정을 따를 수 없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퇴한 김 이사는 사장 결선 투표를 오는 6일로 미루는 방안에 모두 찬성한 다른 여권 이사들과는 달리 "의견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달 12일 김의철 KBS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 의결에 항의하는 의견을 밝힌 KBS 야권 측 이사들. 왼쪽부터 정재권, 이상요, 김찬태, 조숙현, 류일형 KBS 이사. 뉴스1
이례적 사태에 KBS 사장 임명을 둘러싸고 여권 추천 이사 내부에서 이견이 나온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이사 사퇴로 6일 이사회가 열리더라도 여야 구도는 5 대 5로 여권 추천 이사들만으로는 신임 사장 임명 제청에 필요한 과반 찬성 확보가 불가능하다.
한 야권 추천 이사는 한국일보에 "이사회 규칙에 따라 4일 상황으로 사장 선임 절차가 종료됐다는 입장"이라면서 "향후 절차는 무효이기 때문에 표결 절차를 진행하는 이사회는 불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KBS 이사회가 정권의 낙하산 사장을 선임하기 위해 선임 절차를 연기하는 무리수를 뒀다"면서 "지금이라도 이사회는 졸속 선임 과정을 인정하고 공모 절차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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