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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혐오자' 머스크의 튀는 실험... 엑스 뉴스, 기사 제목 없이 사진만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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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혐오자' 머스크의 튀는 실험... 엑스 뉴스, 기사 제목 없이 사진만 노출

입력
2023.10.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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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공유하면 사진만 노출되게 변경
머스크 "내가 지시, 심미성 좋아질 것"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가 지난 8월 22일 뉴스 콘텐츠 공유 시 사진과 제목이 함께 노출되던 기존 형태에서 앞으로는 사진만 보여주는 쪽으로 표시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공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이 공지문을 공유하며 "내가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엑스 캡처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가 지난 8월 22일 뉴스 콘텐츠 공유 시 사진과 제목이 함께 노출되던 기존 형태에서 앞으로는 사진만 보여주는 쪽으로 표시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공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이 공지문을 공유하며 "내가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엑스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가 뉴스 링크 공유 시 주요 이미지만 노출되도록 하는 화면 변경 작업에 5일(현지시간) 착수했다. '미학적으로 더 아름다운 엑스'를 위해 뉴스 콘텐츠를 보다 간소화해 보여 줄 것이라고 했던 한 달여 전 머스크의 예고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러나 언론계 등에서는 오히려 부작용 소지가 더 많은 '극단적 칼질'이라는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엑스는 이날 뉴스 게시물에서 사진만 달랑 노출되도록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앱) 화면을 업데이트했다. 지금까지는 엑스에서 뉴스 링크를 공유하면 해당 기사의 이미지와 제목, 본문 첫 한두 문장이 나란히 표시됐는데, 이제부터는 첫 화면에선 이미지만 볼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8월 말 엑스가 이 같은 변경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전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면서 "내가 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글 부분이 없어지면) 심미성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소 머스크는 뉴스 기사가 엑스 타임라인에서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한다. 또 선정적 제목 등으로 사용자 클릭을 유도하는 낚시성 기사를 줄이길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고안해 낸 해결책이 '제목 없애기'다. 이미지는 더 많이, 글은 더 적게 노출하면 이용자들이 뉴스피드를 더욱 빠르게 훑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머스크의 판단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4월 자신의 엑스 계정에 올린 글.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트위터 언론 대응용 이메일(press@twitter.com)은 똥 이모티콘으로 자동 응답한다"고 썼다.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4월 자신의 엑스 계정에 올린 글.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트위터 언론 대응용 이메일(press@twitter.com)은 똥 이모티콘으로 자동 응답한다"고 썼다. 트위터 캡처

하지만 언론계 등에선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조치일 것"이라는 우려를 표해 왔다. 이용자들이 뉴스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는 이유였다. 이미지에만 의존하느라 뉴스 내용은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얘기다. 엑스 측은 "기사 내용을 공유하고 싶으면 이를 요약한 문장을 링크 이미지 아래에 적을 수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런 수고를 들여야 하는 것 자체가 아예 뉴스 공유를 안 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무성하다.

머스크 본인이 뉴스를 잘 읽지 않기 때문에 벌인 '기행'이란 비판도 나온다. 언론 불신이 상당한 머스크는 SNS에 의한 직접 소통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테슬라 등 그가 운영하는 기업들은 모두 언론을 상대하는 홍보팀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지난해 엑스 인수 후 가장 먼저 없앤 부서 중 하나도 홍보팀이었다. 기자가 엑스 홍보팀 공식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면 똥 모양 이모티콘이 자동 회신되도록 조치한 적도 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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