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뚫고 달리는 K-BUS도 선정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다음 날인 지난해 9월 6일 아침. 경북 경주시 마을 앞 바다로 난 해파랑길 아스팔트가 산산이 부서져 있다. 태풍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성난 파도가 하늘을 찌르듯 높게 으르렁거린다. 자전거를 탄 채 파도를 지켜보는 노인의 뒷모습이 위태롭다.
조은옥씨의 작품인 ‘태풍의 흔적’이 세계기상기구(WMO)의 내년도 달력에 4월 사진으로 선정됐다.
기상청은 ‘WMO 2024년 달력 사진 공모전’에서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2개 작품이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WMO는 매년 19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다음 해 달력 사진 공모전을 개최한다. 올해는 ‘기후행동의 전선에서(At the forefront of Climate Action)’를 주제로 최종 14점(표지 2점, 월별 각 1점)을 선정했다.
또 다른 선정작은 11월 사진으로 뽑힌 ‘케이-버스(K-BUS)’다. 윤성진씨가 지난해 8월 8일 경기 광명시에서 찍은 사진으로, 장마철 폭우에 잠겨 마치 바다처럼 물결이 치는 도로를 달리는 버스의 모습을 담았다.
이로써 WMO 달력에는 2019년도부터 내년도까지 6년 연속 한국 작가 사진이 실리게 됐다. 이번에 선정된 두 응모작은 “기후변화로 심화되는 자연재해와 이에 따른 기후행동의 필요성을 사진으로 잘 담아내 올해 주제와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도 달력 표지사진으로는 수해로 집이 물에 잠긴 방글라데시의 난민 사진과, 폭풍으로 인해 번개가 치고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사진이 선정됐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WMO 2024년 달력 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재해의 위험성을 알리고, 기후변화 대응에 인류가 힘을 모아 행동해야 한다는 인식 제고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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