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 상해치사 혐의 구속송치
교문 발로 차고 들어가다 시비 붙어
침입 막던 시민, 학교에 방치돼 사망
경찰 마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새벽 시간에 술이 취해 학교로 들어가려다가, 자신을 말리던 생면부지의 시민을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상해치사, 절도 혐의로 A씨를 서울남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A씨는 또 다른 40대 남성 B씨의 얼굴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피해자 B씨의 지갑을 가져간 혐의도 받는다.
지난달 25일 A씨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강서구 등촌동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하고자 학교 정문 잠금장치를 발로 찼다. 마침 귀가하던 B씨가 이를 목격하고 A씨를 제지하자 말다툼이 시작됐다. A씨는 B씨의 만류에도 학교 안으로 들어갔고, B씨가 따라 들어와 말리자 학교 현관에서 B씨를 폭행했다.
이날 오전 4시 17분쯤 학교 경비원은 쓰러진 B씨를 발견해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당시 B씨는 얼굴에 피를 흘린 채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곧장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병원 관계자는 "B씨가 이미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도착해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지만 사망했다"고 말했다.
A씨는 사건 신고 30여 분만에 학교 안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 당시 A씨는 B씨의 지갑을 소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모두 학교와 관계없는 외부인이었고 서로 알지 못하는 관계였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오히려 자신이 맞았다고 주장했지만 체포 당시 맞은 흔적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틀 후인 2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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