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5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화상 평의회 후 2030 월드컵 개최국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취리히=로이터 연합뉴스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인접 국가끼리의 공동 개최를 넘어 무려 3개 대륙을 넘나들면서 열린다.
FIFA는 5일 평의회를 열고 모로코(아프리카)와 스페인, 포르투갈(이상 유럽)을 2030월드컵 공동개최국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막전 등 일부 경기를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남미 3개국에서 치르기로 했다. 1회 월드컵인 1930년 대회는 우루과이에서 열렸다. 6개국 모두에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주어진다.
그동안 인접 국가끼리 공동 개최는 있었지만 대륙을 뛰어넘어 월드컵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는 남미 3개국에 월드컵 100주년 행사 주관을 맡겨 명분을 주고, 유럽과 아프리카 3개국에는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실리를 챙기도록 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분열된 세계에서 FIFA와 축구는 하나가 되고 있다”면서 “FIFA 평의회는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남미에서 월드컵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남미 3개국에서 각각 한 경기씩을 연다”면서 “이곳들에서 열릴 세 경기 중 첫 경기는 모든 것이 시작된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에스타디오 센테나리오 경기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공동 주최국을 모로코와 포르투갈, 스페인으로 정하는 데 평의회가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면서 “아프리카와 유럽 두 대륙이 축구뿐 아니라 사회·문화적 결속력을 보여준 것이며 평화·관용·포용의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남미 3개국에서 처음 경기를 하는 국가들은 엄청난 이동거리를 소화하며 유럽, 아프리카로 와서 다음 경기를 치러야 한다. 당장 유럽 현지 매체들은 늘어난 이동거리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6년 월드컵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 3국이 개최하고 2030년 월드컵을 남미·유럽·아프리카가 함께 치르기로 하면서 2034년 대회는 자연스럽게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몫으로 남게 됐다.
FIFA는 “2030월드컵 개최지 결정과 함께 2034년 대회 개최를 위한 입찰 과정도 시작한다”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내 FIFA 가맹국이 월드컵 개최국 자격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오일 머니’를 앞세워 세계 스포츠계의 큰손으로 부상한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FIFA 월드컵 단독 유치 추진을 선언했다. 앞서 사우디는 이집트, 그리스와 함께 2030년 월드컵 3대륙 공동 유치를 추진했으나, 경쟁에서 처지자 지난 6월 대회 유치를 철회했다.
사우디에 앞서 동남아시아연합(ASEAN) 소속 10개국이 2034년 대회 공동 개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중국 또한 월드컵 유치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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