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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만8000㎞로 날아와 쾅!"...'우주 쓰레기'에 사상 첫 벌금 물린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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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만8000㎞로 날아와 쾅!"...'우주 쓰레기'에 사상 첫 벌금 물린 미국

입력
2023.10.04 19: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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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케이블 방송사에 2억 원 부과
"21년 전 쏘아 올린 위성 방치"
1㎝ 이상 위성 잔해만 70만 개
"우주서 활성 위성과 충돌 위험"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한 케이블TV 방송국이 "우주에 쓰레기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한국 돈 2억 원가량의 벌금을 물게 됐다. 쓰레기의 정체는 약 21년 전 이 방송국이 쏘아 올린 위성으로, 미국 정부가 '우주 쓰레기' 단속에 나서 벌금까지 물린 건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위성·케이블 방송사인 '디시네트워크'에 15만 달러(약 2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 회사가 우주에 발사한 구형 위성을 장기간 방치하고 현재 사용 중인 위성들과 충분히 격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문제의 위성은 디시네트워크가 2002년 쏘아 올린 '에코스타-7'이다. 당시 지구 표면에서 3만6,000㎞ 높이에 있는 정지 궤도로 처음 발사됐다. FCC는 2012년 이 위성을 본래 활동 영역에서 300㎞ 떨어진 곳으로 이동시켜 폐기한다는 회사의 계획을 승인했다. 다른 활동 위성과 충돌 위험이 없는 궤도에 두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디시네트워크는 에코스타-7이 폐기 궤도까지 갈 수 있는 충분한 연료를 남겨두지 않았고 결국 활동 영역으로부터 122㎞ 높은 궤도에서 멈춘 채 사실상 '우주 쓰레기'로 전락했다.

지구 궤도에 방치된 우주 쓰레기는 처치곤란이 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에 통제를 벗어난 직경 1㎝가 넘는 위성 잔해 등 우주 쓰레기 수는 약 70만 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길이 10㎝ 이상 파편만 약 3만 개에 이른다고 한다.

문제는 우주 쓰레기가 활성 위성 및 국제우주정거장(ISS) 등과 충돌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은 "작은 페인트 조각도 시속 2만8,000㎞의 궤도 속도로 잘못된 방향으로 접근하면 우주비행사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BBC방송에 말했다. 미 하버드대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소속 천문학자 조나단 맥도웰은 "우주 공간은 매우 혼잡해 충돌을 피하기 위해선 정지 궤도에 '죽은 위성'이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NYT에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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