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8월 산업활동동향
고성능 반도체 등 회복 견인
'상저하고'는 아직 안갯속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2023년 8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뉴스1
8월 전(全)산업 생산이 반도체 덕에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기 반등 기대가 커졌으나 불안 요인도 적지 않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지수는 112.1(2020년=100)로 전월보다 2.2% 증가했다. 2021년 2월(2.3%) 이후 최대 폭으로 뛰었다. 산업별로 보면 광공업(5.5%), 건설업(4.4%), 서비스업(0.3%), 공공행정(2.5%) 생산이 모두 증가했다. 해당 생산지표가 일제히 플러스(+)를 기록한 건 1년 5개월 만이다.
생산 증가는 반도체가 견인했다. 반도체 생산은 전달보다 13.4%, 1년 전과 비교해선 8.3% 늘었다. 반도체 생산이 1년 전보다 증가한 건 지난해 7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저용량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로 재고율이 줄고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에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급 상황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9월 수출입 동향에서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인 데 이어 긍정적인 신호가 잇따른 셈이다.
하지만 경기 불안 요인도 적지 않아 정부가 공언한 ‘상저하고(상반기에 저조했다가 하반기에 회복)’ 달성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0.3% 줄어드는 등 2개월째 감소세다. 소비가 두 달 연속 줄어든 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100달러 돌파를 넘보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급등 가능성도 한국 경제엔 부담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크고 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확대에 따른 불안정도 남아 있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도체가 회복세를 보이지만 경기 회복을 논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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