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만료인데 기름값 고공 행진
추가 연장에 무게, 세수는 부담
계속되는 고유가로 물가 불안 우려가 커지자 이달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 시점을 뒤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3주 차이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국제유가 추이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달 물가·민생점검회의에서 “향후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추가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는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이달 중순까지 결정할 계획이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는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이 결정된 8월 중순보다 오른 상태다. 세계 3대 원유 중 하나인 두바이유의 경우 8월 중순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중반에 머물렀으나, 지난달 말엔 96달러를 웃돈 뒤 소폭 하락해 이달 3일 배럴당 91.09달러에 거래됐다.
치솟은 국제유가 여파로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도 고공 행진하고 있다. 이날 전국 주유소에서 거래된 리터(L)당 평균 경유 가격(1,700.84원)은 올해 1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다시 1,700원대에 진입했고, 휘발유(1,796.56원)는 1,800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서울(1,878원)과 경기(1,802원), 제주(1,840원) 등 일부 지역은 이미 1,800원을 넘어섰다.
수요 부족 우려로 국제유가가 연내 배럴당 100달러마저 돌파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당분간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오름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 조정을 통해 휘발유 25%, 경유는 37% 인하한 상황으로, 해당 조치가 종료되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L당 200원 안팎 오르게 된다.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 시 '휘발유 L당 2,000원 시대'가 다시 열리며 서민‧기업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경제정책 방향으로 내건 정부로선 유류세 인하 조치를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다만 유류세 인하 조치 추가 연장으로 세수 감소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세수 펑크’ 폭탄을 떠안은 기재부로선 부담이다. 이날 기재부가 발표한 '8월 국세수입 현황’ 보고서를 보면, 연초부터 8월까지 국세수입은 1년 전보다 47조6,000억 원 줄었다. 법인세(20조2,000억 원)가 가장 많이 줄었고, 자산시장 불황 여파로 소득세 역시 13조9,000억 원 덜 걷혔다. 유류세 수입 항목인 교통에너지환경세도 같은 기간 5,000억 원(6.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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