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채점 결과 발표]
'킬러 문항' 배제 효과 수학에 뚜렷
국어-수학 표준점수차는 크게 줄어
이과 '문과 침공' 논란 완화 기대
영어 1등급 급감... 상대평가처럼 4%대
'초고난도(킬러) 문항' 배제 방침이 첫 적용된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모평)에서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가 지난해 수능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영역에서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이 약화한 것으로, 이에 따라 수능의 최대 변수는 국어 영역이 될 것이라는 입시업계 전망이 나온다. 9월 모평에서 국어는 어렵게 출제돼 수학과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지난해 수능보다 크게 좁혀졌다. 지난해 수능 결과를 두고 불거진 문·이과 수험생 간 유불리 논란을 의식해 당국이 난도 조정에 신경 썼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4일 공개한 9월 모평 채점 결과를 보면,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으로, 지난해 수능(145점)보다 1점 낮아졌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가며 통상 최고점이 140점을 넘으면 문제가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9월 모평 수학에서 킬러 문항을 대체하는 중고난도 문항이 많아 중상위권까지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2,520명(전체 수학 응시자의 0.68%)에 달했다. 지난해 수능 수학 만점자(934명)보다 2.7배나 많다. 주관식 4점짜리 등 킬러 문항 배제 영향으로 최상위권 학생들에겐 쉬웠던 셈이다.
다음 달 치러질 수능 수학 영역도 이번 모평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입시학원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킬러 문항 논란 우려로 더 어렵게 출제되기도 힘들 것"이라며 "이 정도 수준이면 수학에서 만점자가 대거 나와 최상위권 변별력이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교육당국은 의대 계열 입학 정원(3,000명 선)을 고려할 때 적정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입장이지만, 입시업계는 수능만 바로 보는 반수생까지 고려하면 수학 만점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 결국 이번 수능에서 최상위권의 당락을 가를 최대 변수는 국어이고, 과학탐구 영역 또한 대학별 반영 비중에 따라 당락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어는 어렵게 출제됐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142점으로, 지난해 수능(134점)보다 8점 올랐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135명(전체 응시자의 0.04%)으로 지난해 수능(371명)에 비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최상위권 변별력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어와 수학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2점에 그쳤다. 지난해 수능(11점)에 비하면 9점이나 줄었다. 내달 수능 난도가 이번 모평과 엇비슷하게 조정될 경우, 수학을 잘하는 이과 학생들이 표준점수상 우위를 바탕으로 문과 상위권 대학 및 학과에 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 1등급 수준인 4%대로 급락하며 '불영어'로 평가받았다. 90점 이상인 1등급은 전체 응시자의 4.37%(1만6,341명)로, 지난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7.83%)에 비해 크게 줄었다. 1~3등급 비율이 41.56%로 지난해 수능 1~3등급 비율(48.25%)보다 크게 낮아진 점까지 고려하면, 상위권 변별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영어 영역의 상위 등급 비율이 예년보다 크게 낮아진 만큼 실제 수능에선 이번보다 다소 쉽게 난이도가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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