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30명 숨져...올해는 10명 넘겨
인력 상주 해경 출장소도 급감 추세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 갯벌에서 야간에 어패류를 잡다 숨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만 해루질 도중 숨진 인원이 10명을 넘었는데도, 정부의 갯벌 안전 관리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경찰 현장 인력은 400명 가까이 부족하고, 인력이 상주하는 해경 출장소도 2017년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해경에 따르면 1일 오전 2시 5분쯤 인천 중구 무의도 해상에서 50대 여성이 숨진 채 소방당국에 발견됐다. 이 여성은 이날 오전 0시 59분쯤 무의도 갯벌에서 맨손으로 어패류를 잡다가 실종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6일 0시 30분쯤 40대 남성이 고립되는 사고도 발생했던 무의도 갯벌에선 5월 17일부터 6월 4일까지 3주 간 해루질 관광객 3명이 숨졌다.
무의도에서만 사고가 나는 건 아니다. 지난달 22일 오전 2시 44분쯤에는 충남 태안군 이원면 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던 60대 남성이 실종됐다. 그는 다음날 오후 2시 50분쯤 실종 장소에서 7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지난 8월 31일 오후 10시쯤에도 전북 군산시 선유도해수욕장 인근 갯벌에서 50대 남성 해루질객이 실종됐다가 지난달 5일 군산시 흑도 해상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인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경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갯벌에서 발생한 사고는 282건에 이른다. 이 사고로 30명이 숨졌고, 올해는 벌써 사망자가 10명이 넘었다. 물이 빠지는 간조 때 야행성 어패류를 잡는 해루질은 조명 없이 손전등 등에만 의존하다보니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장에서 안전을 책임지는 해경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원보다 392명 부족해 인력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원 대비 현원을 보면 해경서가 207명이, 지방청이 137명이, 부속기관이 48명이 부족했다. 반대로 본청 등에서 일하는 비현장 인력은 정원보다 193명 많은 상태였다.
해양 치안과 가장 밀접한 곳에 설치된 해경 출장소 가운데, 인력이 상주하는 출장소는 2017년 148곳에서 올해 41곳으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달리 인력이 상주하지 않는 비상주 출장소는 같은 기간 87곳에서 190곳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야간사고에 그만큼 취약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어기구 의원은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갯벌사고가 43건 발생하는 등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해경은 현장 중심 인력과 출장소 배치로 현장 안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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