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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데로 임한 헌신의 삶"…'소록도 천사' 마가렛 간호사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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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데로 임한 헌신의 삶"…'소록도 천사' 마가렛 간호사 추모 물결

입력
2023.10.0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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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서 40여년 간 봉사했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88) 간호사가 지난 29일 오후 3시 15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의 한 병원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사진은 2017년 9월 촬영한 마가렛의 모습. 사진은 2017년 9월 김연준 신부가 오스트리아에서 만난 마가렛의 모습. 김연준 신부 제공·연합뉴스

소록도에서 40여년 간 봉사했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88) 간호사가 지난 29일 오후 3시 15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의 한 병원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사진은 2017년 9월 촬영한 마가렛의 모습. 사진은 2017년 9월 김연준 신부가 오스트리아에서 만난 마가렛의 모습. 김연준 신부 제공·연합뉴스


가장 낮은 데로 임하여 오직 봉사하는 삶을 사셨던 고인의 고귀했던 헌신의 삶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합니다.

39년간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돌보는 데 일생을 바쳤던 마가렛 피사렉 간호사에 대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추모다.

'소록도 천사' 마가렛 간호사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일생을 바쳐 헌신한 곳에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고, 각계 각층의 인사들은 마가렛 간호사를 기리며 추모의 메시지를 내놨다.

마가렛 간호사와 동료인 마리안느 스퇴거 간호사를 기리기 위해 전남 고흥군 도양읍에 마련된 '마리안느·마가렛 나눔연수원'에는 1일 마가렛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이날 추석 명절 연휴에 고흥군을 찾은 방문객들은 연수원에 들러 마가렛 간호사의 고귀한 삶을 기렸다. 2019년 건립된 나눔연수원에는 마리안느·마가렛 전시관이 있으며 강의실·생활관·식당 등이 들어섰다.

‘소록도 천사’라 불리는 간호사 마가렛(왼쪽)와 마리안느(오른쪽)가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법무부 제공.

‘소록도 천사’라 불리는 간호사 마가렛(왼쪽)와 마리안느(오른쪽)가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 법무부 제공.

마가렛 간호사를 기리는 미사도 열렸다. 소록도에 있는 소록도성당에서는 이날 한센인 60명이 모여 추모 미사를 개최했다. 소록도 한센인들은 이달 한 달 동안 매일 성당에서 추모 기도를 올린다. 마가렛 간호사를 한국에 데려온 천주교 광주대교구도 4일 광주 임동성당에서 추모 미사를 열 예정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가렛 간호사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추모했다. 문 대통령은 "방한한 마리안느 수녀님과 함께 소록도를 방문한 추억이 있다"며 "대통령 재임 시에는 오스트리아 방문길에 두 분 수녀님께 감사의 편지와 선물을 했는데, 두 분은 귀국 후 정성스러운 손 편지 답장을 보내왔다"고 회고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애도문을 내고 "마거릿 님은 40여년 동안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헌신적으로 보살펴 주셨고 한센인 한분 한분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며, 진심으로 사랑과 나눔을 베풀어 주셨다"고 추도했다. 공영민 고흥군수도 애도문을 통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한센인을 위해 헌신했던 마가렛의 숭고한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영원히 기억하며, 군민 모두의 마음을 모아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2019년 9월 오스트리아 티롤주 인스부르크를 방문, 생전의 마가렛 피사렉씨를 만나 소록도에서 헌신적으로 봉사 해 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2019년 9월 오스트리아 티롤주 인스부르크를 방문, 생전의 마가렛 피사렉씨를 만나 소록도에서 헌신적으로 봉사 해 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폴란드 태생의 오스트리아 국적자인 마가렛 간호사는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파견됐다. 그는 공식 파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아무 연고도 없던 소록도에 남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한센인들을 돌봤다. 이후 건강이 악화하자 2005년 11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이후 단기 치매 등으로 요양원에서 지냈다. 다만 소록도에서의 삶과 사람들은 또렷하게 기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흥 녹동 소록도 여행-마리안느와 마가렛 나눔 연수원. 고흥=최흥수기자

고흥 녹동 소록도 여행-마리안느와 마가렛 나눔 연수원. 고흥=최흥수기자

올해 88세인 마가렛 간호사는 지난달 29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의 한 병원에서 골절 수술 도중 급성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우리 정부는 한센인들의 간호와 복지 향상에 헌신한 공을 기려 마리안느와 마가렛에게 1972년 국민훈장,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여했다.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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