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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감정의 경험이 내 춤의 주제" 몬테카를로 발레단 마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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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감정의 경험이 내 춤의 주제" 몬테카를로 발레단 마요 감독

입력
2023.10.04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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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카를로 발레단 13~15일 예술의전당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4년 만에 내한
예술감독 장 크리스토프 마요 "파드되는 기억 안 나도 사랑의 감정은 기억하길"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예술감독 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요가 발레리나에게 춤을 지도하고 있다.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예술감독 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요가 발레리나에게 춤을 지도하고 있다.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로미오와 줄리엣'의 파드되(2인무)에 대해 누군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안무는 기억나지 않지만 두 무용수가 미치도록 사랑에 빠졌고 언젠가 나도 그랬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 춤의 주제입니다."

파격과 혁신의 무대로 세계 모던 발레를 이끄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예술감독 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요(63)의 안무 철학은 "관객이 우리 모두가 경험한 강력한 감정을 최대한 진정성 있게 느끼게 하는 것"이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을 이끌고 내한해 13~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비롯해 7~19일 서울, 대구, 강릉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리는 마요는 최근 이메일 인터뷰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내 안무의 주요 원칙을 제시하는 작품"이라며 "'로미오와 줄리엣'이 독창적 작품이라고 평가받는다면 이는 인간의 상징적 감정을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전설적 발레리노 디아길레프(1872~1929)가 이끌던 발레 뤼스의 정신을 이어받아 1932년 결성된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분열과 해산 등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1985년 모나코 공주 카를린에 의해 왕립발레단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1993년 마요가 예술감독 겸 안무가로 취임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2005년과 2019년 '신데렐라'로 내한한 바 있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마요 춤의 본질을 뒷받침하는 모든 것이 담긴 작품으로 평가된다. 4년 만의 내한 무대의 의미가 각별한 이유다. 1996년 초연한 마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줄리엣을 주체적 캐릭터로, 로렌스 신부를 극을 이끌어 가는 인물로 설정한 게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국립발레단이 라이선스 공연으로 2000년 초연한 후 2013년까지 여러 차례 선보였다.

마요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내 신앙고백과 같은 작품"이라며 "안무 예술을 보여주는 것보다 관객이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뺨을 때리는 것처럼 현실과 닮은 사소한 몸짓을 넣기도 한다"며 "같은 이유로 무대 미술(scenography·시노그래피)을 단순화하고 무용수들도 소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예술감독 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요가 무용수들에게 춤을 지도하고 있다.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예술감독 겸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요가 무용수들에게 춤을 지도하고 있다.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프랑스 출신 발레리노였던 마요는 21세 때 존 노이마이어가 이끄는 함부르크 발레단의 솔리스트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하던 중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했다. '로미오와 줄리엣' 때문에 무용수로서 날개가 꺾인 마요는 안무가로서는 바로 그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마요는 "안무는 내가 계속 춤을 출 수 있는 방법이 됐다"고 설명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유일한 한국인 수석무용수 안재용은 2019년 '신데렐라' 내한 무대에서 신데렐라 아버지를 맡은 데 이어 이번 공연에서는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로 출연한다. 마요는 "발레단 입단 경로가 매우 특별해 애착이 가는 무용수"라고 안재용을 소개했다.

"재용이는 열여섯 살에 내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춤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미친 듯 발레를 익혀 4년 만에 오디션을 보러 왔습니다. 이런 사연을 모른 채 뽑았지만 제 작품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 준 무용수죠. 우리 발레단의 아주 중요한 솔리스트입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한국인 수석무용수 안재용.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한국인 수석무용수 안재용. 라보라 예술기획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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