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호그와트 교장 덤블도어를 연기한 아일랜드 배우 마이클 갬본이 2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2세.
AP통신 등에 따르면 갬본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마이클이 폐렴으로 쓰러진 후 아내와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병원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40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갬본은 1963년 더블린의 극단에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전설적 연출가 로런스 올리비에의 지휘 아래 국립극단 개막작인 '햄릿'에서 단역을 맡으며 첫 성공을 거뒀다. 영국 TV드라마의 고전으로 꼽히는 1986년 BBC 시리즈 '노래하는 탐정'에서 주연을 맡아 영국에서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으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1998년엔 영국 드라마에 대한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덤블도어 역을 맡게 된 건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 1, 2편에서 해당 배역을 연기했던 리처드 해리스가 2002년 사망한 이후부터다. 해리포터 영화 3편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부터 해리스의 역할을 이어받은 갬본은 시리즈가 끝나는 8편까지 열연을 펼쳤다.
함께 작업했던 동료들은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영국 BBC방송은 '해리포터' 원작자인 J.K 롤링이 갬본에 대해 "훌륭한 사람"이며 "뛰어난 배우"라고 회고했다고 전했다. 해리 포터를 연기한 배우 대니얼 래드클리프는 "(갬본은) 뛰어나고 수월하게 연기하는 배우였으며 그의 엄청난 재능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가 얼마나 일을 재미있게 했는지"라고 말했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배역을 맡았던 배우 엠마 왓슨은 갬본의 생전 모습을 "너무 진지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진지한 상황을 최대한의 진지함으로 연기했다"고 표현했다.
갬본의 오랜 친구인 배우 에일린 앳킨스도 "그는 위대한 배우였지만 너무 진지하지 않은 척을 했다"며 "무대에 올라가면 바로 관객을 사로잡을 정도로 존재감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영화 '고스포드 파크'에 갬본과 함께 출연했던 미국 배우 라이언 필립은 그와의 협업이 행운이었다며 "당시 그는 60대였고 나는 25세였으나, 그의 젊은 영혼 덕에 동창생처럼 잘 지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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