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로 텍사스주 군기지에 도착
미 국방부 "조만간 복귀 절차 진행"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의 TV 화면에 트래비스 킹 주한미군 이병의 월북 뉴스가 나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무단 월북 후 71일간 북한에 체류하다 추방 형식으로 풀려난 트래비스 킹 주한미군 이병이 28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킹 이병은 이날 오전 1시 30분쯤 군용기편으로 미 텍사스주(州)의 '샌안토니오-포트 샘 휴스턴' 기지에 도착했다. 미 국방부는 킹이 현지 군의료센터로 옮겨졌으며,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고 월북 사건 등과 관련한 보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킹은 의료검진과 의학적 평가를 받은 뒤 전문가들을 만나 정서·정신 건강을 평가받고 상담사들과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까운 미래에 킹의 복귀를 위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킹은 월북 행위와 관련해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AP통신은 "당국자들은 킹이 건강한 상태이며 당장은 그를 보살피고 미국 사회에 재통합시킬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가 직면할 문제들은 끝난 것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다만 어떤 징계를 받게 될지는 현재로선 확실하지 않다.
미 육군은 킹이 '무단이탈'(AWOL) 행위를 저질렀다고 규정했을 뿐, 아직 그를 탈영병으로 간주하지는 않았다. 군인이 허가 없이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지정한 시간 내에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무단이탈은 당사자의 자수 여부 등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킹은 두 달여간 북한에 머물다가 신병이 인도된 경우여서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고 AP는 지적했다.
28일 오전 미국 텍사스주의 '샌안토니오-포트 샘 휴스턴' 기지에 도착한 트래비스 샘 이병이 군용기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P 연합뉴스
킹 이병은 올해 7월 18일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갔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에서 경찰 순찰차 문을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은 뒤 벌금 미납으로 48일간 국내에서 노역하고 지난 7월 풀려났다. 이후 미군의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 텍사스주로 송환될 예정이었으나,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사라진 다음 날 JSA 견학 도중 월북했다.
북한은 이달 27일 "해당 기관에서는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한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을 공화국법에 따라 추방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킹 이병은 중국에서 미측에 인도된 뒤 오산 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이송됐다.
이례적으로 빠른 송환 결정과 관련, 전문가들은 킹의 폭력 전과 등을 고려할 때 북한 당국이 선전도구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도 킹의 석방을 위해 북한에 뭔가를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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