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무단 월북했다 북한에 억류돼 있던 주한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병이 27일 중국으로 추방됐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견학하던 중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간 지 71일 만이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화브리핑에서 킹 이병이 중국으로 간 뒤 미국 측에 인계됐다고 전했다. 과거 북한 관광 도중 역류됐던 미국인 메일 뉴먼씨와 무단 입북 혐의로 억류됐던 로버트 박도 북한의 추방 결정 직후 고려항공편으로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한 뒤 추방됐다.
이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했다가 억류된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조사가 끝났다"며 "공화국 법에 따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공화국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대한 환멸로부터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하였다고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킹 이병 추방 결정을 두고 킹 이병의 외교적 활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북한 정권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자진 월북자라는 점에서 선전용이나 대미 협상 카드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간 협의의 결과인지 북한의 일방적 추방 결정인지는 양측 반응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며 "만약 북한의 일방적 결정이라면 킹 이병이 더 이상 활용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킹 이병은 지난해 서울 마포구에서 경찰 순찰차 문을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뒤 벌금 미납으로 48일간 노역을 하고 올해 7월 풀려났다. 이후 미군의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로 송환될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잠적한 뒤 JSA 견학 도중 월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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