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르단 사우디 대사 등 대표단 서안지구 파견
"다음엔 예루살렘에서" 영사관 개설에도 긍정적

사우디아라비아의 나예프 알-수다이리(오른쪽 두 번째) 주요르단 대사 겸 비상주 팔레스타인 대사가 26일 요르단강 서안지구 중심도시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을 만나고 있다. 라말라=AFP 연합뉴스
미국의 중재 하에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를 논의 중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30년 만에 외교 사절단을 파견했다고 AFP·로이터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나예프 알-수다이리 주요르단 사우디 대사가 이끄는 대표단이 26일 요르단에서 육로를 통해 서안지구의 중심 도시인 라말라를 방문했다. 사우디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외교 사절을 파견한 건 1993년 오슬로 협정 이후 처음이다.
수다이리 대사는 지난달 비상주 팔레스타인 대사와 예루살렘 총영사 겸임 발령을 받은 데 이어 이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예방하고 신임장을 받았다. 그는 라말라에서 리야드 알 말리키 외무장관 등 팔레스타인 고위인사들을 만나 “팔레스타인 문제는 근본적인 축”이라며 “사우디는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다이리 대사는 “2002년 사우디가 제시한 ‘아랍 이니셔티브’가 앞으로 있을 협상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아랍 이니셔티브란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골란고원에서 철수할 경우에만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고 국교를 맺겠다는 제안이다. 이후 수다이리 대사는 취재진에 “다음 만남은 예루살렘에서 이뤄지길 희망한다”며 예루살렘에 영사관 개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우디 대표단의 팔레스타인 방문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하는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국교 정상화 논의 중 이뤄졌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의 합의점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도 “팔레스타인 문제는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는 조건으로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 수립 및 사우디에 대한 안전 보장, 산업용 원자력 프로그램 지원 등을 내걸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날 사우디에 장관급 인사를 처음으로 파견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 행사 참석차 리야드를 찾은 하임 카츠 이스라엘 관광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나는 관광과 이스라엘의 대외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협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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