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5월 직원 사망 계기 근로감독
사망 직원도 일평균 12.5시간 과근로
고용부 '근기법 위반'·경찰 '과로 사망'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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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대기업 LG디스플레이가 편법을 동원해 100명이 넘는 직원들에게 고강도 연장근무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한 명으로 지난 5월 숨진 40대 팀장급 직원 A씨는 사망 전 19일 동안 하루 평균 12.5시간을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LG디스플레이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부는 LG디스플레이가 직원을 혹사시킨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5월 19일 서울 여의도 한강변에서 이 회사 직원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LG디스플레이는 1개월 단위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한다. 법적으로 한 달 최대 근로시간은 226.8시간이다. 근로감독 결과, 숨진 A씨는 4월 20일부터 5월 19일(사망일)까지 총 250.9시간을 근무해 이미 한 달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법정 연장근로를 위반하며 일한 이 회사 직원은 130명으로, 이들의 초과 근로시간을 합하면 7,120시간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직원들에게 ‘법정 연장근로 한도 내’에서만 근로시간을 입력하도록 한 사실도 드러났다.
고용부는 “회사 측이 편법적 방식으로 근로시간 위반을 회피한 사안”이라며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즉시 범죄 인지하고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고용부는 과도한 업무가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는 수사할 권한이 없어, 경찰이 ‘과로 사망’ 여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노사를 불문하고 편법, 탈법을 통해 고의ㆍ상습적으로 법을 위반해 산업현장 내 노동권 보호를 침해한 사안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진행될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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