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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김남길, 어머니가 "어지럽다" 핀잔 줄 정도로 총 연습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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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김남길, 어머니가 "어지럽다" 핀잔 줄 정도로 총 연습 [인터뷰]

입력
2023.09.2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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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 칼의 소리' 김남길, 도적단 두목 이윤 역 맡아 열연
"원래 20부작으로 기획"…시즌2 향한 기대감

김남길이 '도적: 칼의 소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김남길이 '도적: 칼의 소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배우 김남길은 눈뜨면 총 돌리기 연습을 했다. 틈틈이 연습하려고 차에 총 소품을 싣고 다니기까지 했다. 총 돌리기 장면을 위한 김남길의 피나는 노력은 2, 3개월 동안 이어졌다. 그를 곁에서 지켜봐 온 어머니가 "어지럽다"고 핀잔을 줄 정도로 김남길은 '도적: 칼의 소리' 속 액션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고군분투했다. 세계인에게 '우리도 이런 걸 할 수 있어'라고 증명하고 싶었단다.

김남길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적: 칼의 소리'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 활극이다. 김남길은 도적단의 두목인 이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감정 담긴 액션

김남길이 '도적: 칼의 소리' 속 액션을 위해 했던 노력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김남길이 '도적: 칼의 소리' 속 액션을 위해 했던 노력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이윤의 액션은 '도적: 칼의 소리'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롱테이크 액션은 작품 측이 특히 신경 쓴 지점이다. 김남길은 "컷을 나눠 찍으면 보기에도 스피디하고 촬영 역시 수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도적: 칼의 소리'가 롱테이크 액션을 택한 이유는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윤은 죽으려고 했다. 총을 드는 일 자체에 대한 이윤의 회의감, 원망이나 분노, 후회를 표현하고 싶었다. 사람이니까 지칠 수도 있는데 롱테이크 액션에는 그런 모습도 자연스럽게 담긴다"는 게 김남길의 설명이다.

그는 이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윤의 액션에 감정을 담아냈다. 칼을 휘두르거나 총을 쏠 때도 이윤은 방어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윤의 목적이 응징보다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존에 가깝기 때문이다. 김남길은 카메라에 움직임이 다 담기지 않더라도 큰 몸짓을 보이려 노력했다. 이윤의 치열함, 처절함이 담길 듯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남길은 "배우들이 액션 합을 하다가 엉킬 때도 있는데 그런 게 더 진짜처럼 보일 거리는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총을 돌리는 이윤의 모습은 웨스턴 활극의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윈체스터 장총의 무게는 무려 15kg이었다. 김남길은 무거운 총을 들고 열연을 펼쳤다. 그는 "눈 떴을 때도, 눈 감기 전에도 총을 돌렸다. 차에 갖고 다니면서 중간중간 돌려보기도 했다. 손가락 감각을 익혀야 했다. 촬영 전 2, 3개월을 계속 돌렸다. 어머니께서 '어지럽다'고 하시더라"며 총 돌리기 연습을 했을 때를 떠올렸다. "총을 앞뒤로 돌리고 옆으로도 돌렸어요. 그런 부분에서는 서양이 원조 느낌이잖아요. '우리도 손가락 길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생략된 이야기들

김남길이 '도적: 칼의 소리' 시즌2를 향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넷플릭스 제공

김남길이 '도적: 칼의 소리' 시즌2를 향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넷플릭스 제공

'도적: 칼의 소리'는 원래 20부작으로 기획됐던 작품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베일을 벗은 이 작품이 9부작인 만큼 인물들의 과거 등 일부 이야기들이 전부 그려지진 못했다. 김남길은 "이윤의 동생도, 이광일(이현욱)과 어떤 관계였는지도 더 나온다. (이광일 곁에) 변함없이 있어줬던 친구가 이윤이었다. 그 친구가 내게 집착하고 난 떠나려 하는 서사도 대본에 있었다. 그런데 주요 인물들의 서사를 다 담으면 그것만 보여주다 끝날 우려가 있어 서사를 빼게 됐다"고 했다.

김남길은 시즌2가 제작된다면 '도적: 칼의 소리'로 풀리지 않았던 서사들이 공개될 듯하다고 바라봤다. 이광일과 이윤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두 사람과 남희신(서현)의 과거 인연 등이다. 김남길은 "새로운 빌런도 등장한다"면서 "시즌2로 간다면 찍어야 할 것들의 스케일이 크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남길의 성장

김남길이 좋은 어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김남길이 좋은 어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김남길과 이윤은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다. 김남길이 밝고 유쾌한 성격의 소유자인 한편 이윤은 어두운 면을 지니고 있다. 이윤의 아픔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치유되고 그는 성장한다. 김남길은 "성장할 수 있는 캐릭터가 연기할 때 좋은 듯하다"고 말했다. 김남길 또한 꾸준히 성장 중이다. 그는 "매 작품마다 배우는 게 있다. 작가 등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주제 의식이 있지 않나. 그분들의 사상, 철학 등을 이해 못 한다면 연기할 수 없다"고 했다. 작품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접하며 때로는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들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단다. 김남길은 "배우는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성장하는 동안 자신의 단점으로 생각했던 부분을 장점으로 받아들이게 되기까지 했다. 그는 "난 밖에서 내가 연기한 캐릭터처럼 하고 다니지 않으면 사람들이 못 알아본다. 예전엔 그게 단점이었다. 뭘 해도 내가 각인이 안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거지 옷을 입혀놓으면 거지처럼 보이고, 왕 옷을 입혀 놓으면 왕처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들이 '도화지 같다'고 칭찬해 주시더라"고 말했다.

김남길은 어떤 사람이 좋은 어른인지에 대해 확신은 없다. 아직 그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는 "'도적: 칼의 소리' 때도 느꼈지만 강한 사람만 독립군이 되는 건 아니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모여 독립군들을 지탱했다. '자신이 맡고 있는 역할을 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이 어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내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사람이 다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하고 있는 노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남길이 앞으로 멋진 배우로, 좋은 어른으로 보여줄 모습에도 기대가 모인다.

한편 '도적: 칼의 소리'는 지난 22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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