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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버그 美 대사 “북러 군사협력은 제재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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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골드버그 美 대사 “북러 군사협력은 제재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신호”

입력
2023.09.27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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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인터뷰]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5일 서울 중구 정동 미대사관저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러 군사협력은 친구도 무기도 없는 절박한 러시아와 북한과의 만남"이라며 "한미 확장억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단언했다. 더불어 북러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움직임과 관련해,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책임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인터뷰 말미 한국일보 독자들을 향해 한국말로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5일 서울 중구 정동 미대사관저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러 군사협력은 친구도 무기도 없는 절박한 러시아와 북한과의 만남"이라며 "한미 확장억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단언했다. 더불어 북러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움직임과 관련해,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책임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인터뷰 말미 한국일보 독자들을 향해 한국말로 "행복한 한가위 되세요"라고 인사를 전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친구도 없고 무기도 없는 절박함."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25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처지를 이렇게 규정했다. 앞서 13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 노골적으로 무기거래에 나서야 할 만큼 궁지에 몰렸다는 것이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 양측을 향해 "실망스럽다", "우려한다"고 반복해 지적하면서 "국제 시스템 바깥에 있는 소외된 두 국가가 하나의 팀을 이루려고 한 것인데, 이는 오히려 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인(Sign·신호)"이라고 강조했다. 4년 만에 성사된 북러 정상회담으로 신냉전 구도가 고착화하며 동북아와 세계평화가 위협받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동병상련'에 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궁여지책으로 만난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인터뷰는 서울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하비브하우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북한은 앞서 5월과 8월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연거푸 실패했다. 하지만 10월 또다시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로 달려가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기술이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골드버그 대사는 "(위성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고, 러시아 역시 함께한다면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몰라서 그냥 (조력)하는 건 분명 아닐 것"이라며 러시아가 안보리 결의를 의도적으로 어기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골드버그 대사는 북러 군사협력이 "(미국과 한국의) 확장억제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북한) 억제력을 강화시켜왔고, 여기엔 핵우산이나 전력자산 전개, 군사훈련 등 미국의 모든 능력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한미 정상 간 워싱턴 선언에서도 이 같은 원칙은 재확인됐고, 이를 (지금) 다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뒷배'를 자임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포위망을 흔들고 있다. 이에 골드버그 대사는 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무기거래 접촉이 아닌 제대로 된 (국제사회) 정보를 북한에 전달하고 중국은 법치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야 북한이 다시 대화의 무대로 돌아올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미국 또한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강력 규탄하면서도 그에 덧붙여 "북한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이 같은 기대와 달리 러시아와 중국이 그간 보인 행태는 못마땅하다. 골드버그 대사는 "러시아는 물론 중국 역시 실망스럽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양국 모두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는 (안보리) 결의안 처리를 연기하거나 막아왔다"며 "두 나라는 또한 추가적 행동이나 성명을 내는 것조차 막아왔는데, 이는 분명 우리가 원하는 안보리의 작동 방식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북한에 손을 내민 러시아 다음은 중국이다. 이에 골드버그 대사는 중국을 향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식별해 가능한 협력을 할 것이고, 경쟁과 의견 불일치 분야가 있으면 (그대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좁은 마당에 높은 장벽'(a small yard with high fence)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는 당연히 국가 안보를 먼저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국가안보와 직결된 첨단 장비나 기술의 경우 미국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문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렇다고 중국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달 한미일 3국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밝힌 건 "반중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치와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관계를 강화하는 민주국가들끼리의 정치적 합의"라며 "(기존) 한미·미일 동맹을 대체하는 새로운 (군사) 동맹도, 아시아에서의 새로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를 비롯해 안보를 넘어서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3국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상욱 기자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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