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설문조사, 응답자 91% '기본권 침해'
10명 중 9명, 본인 또는 가족 촬영 '비동의'
의사들 반대 여론 2년 전보다 강해져
의료기관 수술실 CCTV 의무화 첫날인 25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수술실에 CCTV 촬영 중 안내 문구가 설치돼 있다. 뉴시스
의사들 중 93%가 수술실 폐쇄회로(CC)TV 설치·운영에 반대하고, 과반은 CCTV 의무 때문에 수술실 폐쇄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수술실 CCTV 설치·운영 첫날인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달 8∼18일 회원 1,2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참여자 중 93.2%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를 규정한 개정 의료법에 동의하지 않고, 91.2%는 수술실 CCTV가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답했다. 의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본인이나 가족의 수술 시 CCTV 촬영 동의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91.9%는 '비동의'를 택했다.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2021년 7월 조사 때는 비동의 답변이 86.5%였는데, 2년 새 5.4%포인트 상승했다.
이필수(맨 왼쪽)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 대강당에서 수술실 CCTV 의무화 관련 회원 설문조사 결과 발표 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CCTV 의무화에 반대하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의료진 근로 감시 등 인권침해'(51.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의료인에 대한 잠재적 범죄자 인식 발생(49.2%) △진료 위축 및 소극적 진료 야기(44.5%) △불필요한 소송 및 의료분쟁 가능성(42.4%)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37.6%) △외과 기피 현상 초래(33.9%) 순이었다.
원장일 경우 CCTV 의무화 시 수술실 폐쇄 의향 문항에는 55.7%가 '그렇다'고 답했다. 2년 전 조사(49.9%)보다 5.8%포인트 늘었다. 수술실 CCTV 이외 대안(복수 응답)으로는 △대리 수술 처벌 강화(64.0%) △수술실 입구 CCTV 설치(39.8%) 의견이 많았다.
수술실 CCTV 의무화는 대리수술 등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2021년 9월 의료법에 조항이 신설됐고,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날부터 시행됐다. 의협과 대한병원협회는 의료인 기본권 침해 등을 이유로 지난 5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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