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소 물었지만 욕설·폭행
경찰 손가락 물려 병원치료
주취자 112신고 100만 건
술에 취해 경찰관의 손가락을 물어뜯고 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4일 공무집행방해, 상해, 모욕 등의 혐의로 A(37)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0분쯤 "목적지에 도착한 승객이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택시기사의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단지에 출동한 경찰관은 택시 뒷좌석에서 만취해 자고 있는 A씨를 발견했다.
경찰 측이 제공한 영상에서 5분 넘게 일어나지 않던 A씨는 택시에서 내려 경찰관들에게 "왜 깨웠냐"며 소리를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집주소와 보호자 연락처를 묻는 경찰관에게 A씨는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왜 아프게 깨웠냐" "왜 팔을 눌렀냐"며 경찰관들의 팔을 세게 잡고 명치 부위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했다.
경찰관들은 "하지 마세요" "경찰관 몸에 손대지 마세요"라고 A씨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A씨는 계속해 몸을 세게 밀치고, 욕설을 내뱉었다. 건장한 체격의 A씨는 경찰관 네 명이 추가로 출동해 저항이 어렵자, 출동한 순경 B(24)씨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자신의 이로 세게 물어뜯었다.
발령 3개월 차 초임이던 B순경은 A씨에게 물린 상처로 병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경찰관은 "해당 병원에서 상처를 보고 '개에게 물렸냐'고 물을 정도로 상처가 깊었다"고 전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주취자 관련 112신고 건수는 한 해 약 100만 건(지난해 기준 97만6,392건)에 달한다. 정학섭 부산북부서 직장협의회 회장은 "주취자를 귀가시키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욕설과 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주취자 보호 관련 법안뿐 아니라, 주취자가 범죄를 저지를 경우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제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취자범죄의 예방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은 2년째 국회 계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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