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서
여객·화물터미널은 군위 배치에
의성군 "화물터미널은 의성으로"
의성주민, 대구시청 앞 집회 예고
대구시 "군위 배치가 당초 합의"
경북도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 인접해야"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화물터미널 위치를 둘러싸고 지자체간 갈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군위군이 대구시 편입을 요구하며 배수진을 쳤던 것처럼, 의성군이 화물터미널 의성 배치를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의성군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2030년 개항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의성군은 지난 22일 경북도의회에서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입장문 발표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터미널을 의성군에 배치하지 않으면 공항 추진은 어렵다고 밝혔다. 의성군 측은 “공동합의문에 따라 항공물류 활성화를 위해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의성군에 배치해야 한다”며 “대구시가 의성군과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일방적 시설배치를 하고 발표한 것은 의성군민을 무시한 처사이며, 공동합의문 정신에도 위배된다”라고 덧붙였다.
의성지역 주민 200여 명도 이날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공항이전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가두행진을 했다. 또 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인 비안면 이주지역 대책위원회는 27일 대구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충원(의성군) 경북도의원은 “화물터미널 없는 물류단지는 있을 수 없으며, 신공항 합의정신에 따라 화물터미널을 의성군에 배치하지 않으면 신공항은 난항에 부딪칠 것”이라며 “의성군이 반대하면 신공항 건설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성에선 ‘이럴 거면 신공항을 그만두든지, 우보면으로 보내든지 상관없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2020년 공동합의문 작성 당시 화물터미널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한 이해가 없었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등은 지난달 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대구경북신공항 민간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민항 사타) 결과에 대구 군위군 소보면과 경북 의성군 비안면에 걸쳐 건설할 대구경북통합신공항에 화물터미널과 여객터미널 등이 활주로 서쪽 군위군 쪽에 배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의성군은 국토부 발표 다음날 대구시에 “화물터미널이 의성군에 배치되지 않으면 신공항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어 지역사회에선 화물터미널 의성배치를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리는 등 반발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용역대로라면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간 거리가 4.6㎞나 돼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지난 20일 “2020년 민간공항 터미널과 군 영외관사 등은 군위군, 항공물류ᆞ항공정비산업단지 등은 의성군에 조성한다는 것이 당초 합의”라며 고 일축,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여기다 구미시가 물류단지에 발을 걸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를 반박하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가 인접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화물터미널 이슈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난 22일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모두를 대구(군위)에 두겠다는 것은 합의문 취지를 벗어난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김 시장이) 대구상수원 이전 협약 파기, 신공항 물류단지 구미설치 주장으로 의성군민 자극에 이어 민항터미널 위치에도 분별없이 끼어든다”며 다소 거친 단어를 동원해 김 시장을 직격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21일 중동 출장 귀국길에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방문한 뒤 페이스북에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는 인접해 있다”며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화물터미널도 세계공항 추세를 분석하고 전문가 토론 등을 통해 과학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슬기롭게 해결방안을 강구하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도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가까이 배치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지역 공항 관계자들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이 험난한 과정을 거쳐 본격 추진을 앞둔 만큼 합의와 소통으로 상생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군공항 이전을 위한 시행자 선정 등 난제가 많은데 지자체간 갈등이 더해지면 사업 차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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