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극장 뮤지컬, 가족 소재 연극 등 추석 연휴 문화 공연 풍성
10월 2일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추석 연휴가 6일 이상으로 늘면서 여행 계획을 세운 이들이 많다. 하지만 도심에 남기로 했다면 연휴에도 계속되는 공연 일정을 살펴보는 게 어떨까. 개천절까지 이어지는 올해 연휴에는 명절 기간 중 좀처럼 보기 힘든 클래식 공연도 일부 무대에 오르고, 서울광장과 청와대 등이 야외무대가 된다. 다만 추석 당일인 29일과 공연계 휴일인 월요일(2일)은 공연이 없는 경우도 많아 연휴 계획을 세우기 전 미리 확인하는 게 좋겠다.
창작도 라이선스도 풍성한 대형 뮤지컬
13년 만에 한국어 공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11월 1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은 거장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음악에 실력 있는 배우들의 참여로 다양한 관객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스통 르루 소설 원작의 이야기는 효과적으로 집약하고 화려한 무대로 감동을 더한 게 특징이다.
영국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이 원작으로, 스릴러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의 동명 영화로도 유명한 뮤지컬 ‘레베카’(11월 19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는 최근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한 인기 뮤지컬이다. 댄버스 부인 역은 국내 초연 멤버 옥주현, 신영숙과 가창력 뛰어난 장은아, 리사가 맡았다. 댄버스 부인의 대표 넘버 ‘레베카’는 어느 캐스트의 버전으로 들어도 만족도가 높다.
뮤지컬 ‘멤피스’(10월 2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는 인종차별이 만연한 1950년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를 배경으로 흑인 음악을 널리 알린 백인 라디오 DJ 듀이 필립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2009년 브로드웨이 초연작으로 이번이 국내 라이선스 초연이다.
뮤지컬 ‘벤허’(11월 1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는 4년 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창작 뮤지컬이다.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동명 영화로 유명한 미국 작가 루이스 월리스의 소설 ‘벤허’가 원작으로, 장대한 스케일의 무대 세트와 남성미를 부각시킨 군무가 특징이다.
창작 초연 뮤지컬 ‘시스터즈’(11월 12일까지 홍익대학교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는 1930년대 조선악극단의 ‘저고리시스터’, 1950년대 미국에서 활약한 한류 원조 ‘김시스터즈’, 1960년대 윤복희의 ‘코리아키튼즈’와 인순이의 ‘희자매’까지 한국 가요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걸그룹 선조의 연대기를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가족과의 관계 돌아보게 해 줄 연극 무대
스코틀랜드 극작가 겸 연출가 데이비드 그레이그의 작품이 원작인 라이선스 연극 ‘집에 사는 몬스터’(3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가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는 아버지 휴와 사는 소녀 덕이 사회 복지사 린다의 방문 소식을 듣고 아버지의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 연극 ‘더 파더’(10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와 ’더 웨일’(30일까지 대학로극장 쿼드)도 가족을 소재로 삼고 있다. ‘더 파더’에서 부녀 배우 전무송, 전현아는 치매 노인과 간병하는 딸의 고된 삶을 연기한다. ‘더 웨일’은 몸무게 270㎏의 거구인 주인공 찰리를 연기하기 위해 특수 보디슈트를 입은 배우 백석광의 열연이 돋보인다.
전통 공연은 국립국악원 ·청와대 야외 무대에서
29일과 30일 저녁 7시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선보이는 '휘영청 둥근 달'은 추석 연휴에 빼놓을 수 없는 공연이다. 민속음악과 민속놀이를 엮어 추석에 담긴 의미와 전통 음악의 신명을 선사하는 무료 공연이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길놀이와 서울굿으로 문을 열고 줄타기와 남성 무용수들이 함께 참여하는 역동적 강강술래 등도 볼 수 있다.
청와대 헬기장에서도 10월 1~3일까지 전통 공연과 국악 크로스오버 밴드 억스 등의 무대가 함께하는 '청와대 가을에 물들다'가 펼쳐진다. 서울의 대표 야외 공연예술축제 '서울거리예술축제 2023'도 올해는 때마침 추석 기간인 29일~10월 1일에 진행된다.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 등이 출연하는 개막 공연 '풀문'을 시작으로 서커스, 마임, 무용, 공중 퍼포먼스 등 크고 작은 국내외 공연 34개 작품을 서울광장 일대에서 만날 수 있다.
헝가리 거장의 무대 등 피아노 연주회
연휴 마지막 날인 3일에는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헝가리 출신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프로그램은 사전에 공개하지 않고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중 당일 골라 연주할 예정이다. 같은 날 피아니스트인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과 제자인 박재홍의 피아노 듀오 콘서트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특별 음악회로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판타지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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