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재 20% 선발" 유명무실
'인서울' 직원 87%, 'SKY'는 59%
한국은행이 신입 채용 인원의 20%를 지역 인재로 채우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목표 비율을 달성한 것은 13년간 두 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은이 '지방인재 채용목표제'를 도입한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지역 인재로 134명을 선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실제 선발 인원은 93명(69.4%)에 그쳤다. 지역 인재란 서울 외 지역 소재 학교를 졸업(예정 포함)·중퇴하거나 재학·휴학 중인 자를 뜻한다.
한은은 종합기획직원을 선발할 때 매 단계(서류, 필기, 면접) 합격자 중 지역 인재 비율이 20%에 못 미치는 경우, 목표 미달 인원만큼 추가합격 처리하고 있다. 다만 추가 합격자는 과락을 면하는 등 최소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단계별 합격 예정 인원의 10% 이내로 뽑을 수 있다. 종합기획직원은 통화 및 경제동향을 조사·연구하거나, 통계 편제·분석, 통화·신용 정책 관련 업무, 금융시스템 안정, 발권·출납, 정보시스템 개발·운영 업무 등을 담당한다.
그러나 신입 직원 채용 시 지역 인재 목표 20%를 달성한 해는 2015, 2021년 두 차례뿐이었다. 지난해에도 한은은 9년 내 가장 많은 12명의 지역 인재를 뽑겠다고 공지했으나 최종 채용은 8명에 그쳤다. 목표를 달성한 두 해를 제외하고 평균 채용 비율을 계산하면 11.5%로, 목표치의 절반을 갓 넘기는 수준이다.
제도가 제 구실을 못 한 결과, 이달 18일 기준 한은 종합기획 임직원 중 서울 소재 대학 출신자 비중은 86.6%(1,659명 중 1,436명)로 쏠림이 여전히 심했다. 소위 '스카이(SKY, 서울·고려·연세대)' 출신은 10명 중 6명(59.2%·982명)에 달한 반면, 지역 소재 대학 출신은 11.4%(189명)였다.
한 의원은 "지역 출신 우수 인재 선발과 균형 인사를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거의 매년 지켜지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주문했다.
한은은 또 지난해부터 출신 대학과 상관없이 중부·경상·전라제주권 중 근무지 1곳을 선택해 지원하게 하는 '지역전문 부문' 채용을 신설했으나, 이 역시 목표 인원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는 공고한 7명 중 2명만 최종 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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