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말디니, 토티를 기억하시나요?... 21년 전 '한일월드컵 16강 탈락' 이탈리아 레전드의 방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말디니, 토티를 기억하시나요?... 21년 전 '한일월드컵 16강 탈락' 이탈리아 레전드의 방한

입력
2023.09.23 10:00
0 0

전설적인 수비수 말디니 "골든골 순간 '내 커리어 끝났구나'"
伊 공격수 토티 "정말 멋지고 힘든 시합...안정환 기억해"
김민재에 '엄지척'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

22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레전드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프란체스코 토티(왼쪽부터), 파올로 말디니, 안정환, 최진철이 유니폼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브라질·이탈리아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은 오는 10월 21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뉴스1

22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레전드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프란체스코 토티(왼쪽부터), 파올로 말디니, 안정환, 최진철이 유니폼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브라질·이탈리아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은 오는 10월 21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뉴스1

21년 전 한국에 패해 '월드컵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에 빠졌던 이탈리아의 레전드 파올로 말디니(55)와 프란체스코 토티(47)가 한국을 찾았다. 그것도 골든골로 이탈리아를 집으로 돌려보냈던 안정환(47), '철벽 수비'의 최진철(52)이 만나 회포를 풀었다.

이들은 2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브라질·이탈리아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 기념 기자회견을 통해 만남이 성사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21년 만의 재회다.

네 사람은 2002년 6월 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6강전에서 치열하게 뛰었다. 막강한 전력의 이탈리아가 승리할 것이란 예측은 당연했다. 하지만 한국은 끈질기게 이탈리아에 맞섰고 1-1 동점을 만들어 결국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토티는 연장 전반 13분 두 번째 옐로카드로 퇴장당했다. 한국은 연장 후반 12분 안정환의 그 유명한 헤더슛이 성공, 골든골로 승리를 가져왔다. 당시만 해도 골든골 제도가 있어 연장전에서 골이 나오면 즉시 경기가 종료됐다.


2002년 6월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12분 안정환(맨 오른쪽)이 파올로 말디니를 앞에 두고 헤더슛으로 골든골을 넣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2년 6월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12분 안정환(맨 오른쪽)이 파올로 말디니를 앞에 두고 헤더슛으로 골든골을 넣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말디니와 토티도 이날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말디니는 안정환의 골든골 관련 질문을 받고 "월드컵 골이니 당연히 생각난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골든골이라 더 기억에 남는 골입니다. 실점하는 순간 가장 먼저 든 생각이 '아, 내 커리어는 끝났구나'라는 것이었죠. 어차피 이 대회가 끝나면 대표팀에서 은퇴할 생각이었거든요. 하지만 뼈아팠고, 스포츠에선 쓰라린 결과도 다 감내해야 하는 법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중엔 (패배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됐죠."


세계적인 수비수로 이름을 떨친 파올로 말디니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브라질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인 수비수로 이름을 떨친 파올로 말디니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브라질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말디니는 예전 '빗장 수비'의 이탈리아를 대변하는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청난 피지컬로 상대 공격수들을 지우던 세계 최고의 전설적인 수비수였다. 월드컵 16강에서 탈락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말디니는 "한국전은 아픈 기억이지만 그들(한국 대표팀)과 함께 뛴 건 영광이었다. 그 기억이 있기에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엄청난 피지컬로 한국 수비수들을 괴롭혔던 토티도 그날의 기억을 잊을 수 없었다. 토티는 "정말 멋진 경기였고 힘든 시합이었다"며 "여기 오신 두 선수 모두 열심히 또 멋지게 뛴 게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공격수 프란체스코 토티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브라질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공격수 프란체스코 토티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브라질 3개국 '레전드 올스타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골든볼의 주인공 안정환도 기억을 되살렸다. 그는 "당시 이탈리아는 두려운 존재였고 세계 최강 팀이었다. 국민들과 하늘의 기운이 우리에게 있어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축구가 그런 것 같아요.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약팀이 강팀을 잡았을 때 기쁨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게 축구의 매력이죠. 이탈리아를 이긴 건 지금도 제 축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에요. 당시 스쿼드를 봤을 때 정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뛰었다는 것만으로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것이고, 선수로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레전드가 말하는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의 김민재가 2022년 9월 18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세리에A 7라운드 AC밀란과 원정경기에서 브라함 디아스에게 향하는 공을 왼발로 막아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의 김민재가 2022년 9월 18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세리에A 7라운드 AC밀란과 원정경기에서 브라함 디아스에게 향하는 공을 왼발로 막아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만 선수생활을 한 말디니와 토티에게 김민재는 어떤 선수일까. 말디니는 AC밀란에서, 토티는 AS로마에서 활약한 '원 클럽맨'이다. 세리에A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김민재에 대해 할 말이 많아 보였다.

실제로 말디니는 지난 시즌 김민재의 수비력에 놀라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는 장면이 TV 중계화면에 잡혀 화제가 됐다. 지난해 9월 나폴리와 AC밀란의 2022~23시즌 세리에A 7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김민재는 상대의 공을 발끝으로 차단해 2-1 승리에 기여했다. 김민재는 당시 AC밀란 측면에서 올라온 공이 브라힘 디아스의 머리로 향하자, 오른발 끝으로 공을 차 막아냈다. 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말디니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결국 김민재는 나폴리를 33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독일의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수 있었다. 불과 한 시즌 만에 세리에A를 평정하며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아시아선수 출신 수비수로는 처음으로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도 선정돼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오른쪽)가 2022년 9월 18일 이탈리아 밀라노 산 시로에서 열린 나폴리와 AC밀란의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7라운드에서 김민재의 수비에 놀라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나폴리는 이날 2-1로 승리했다. 방송화면 캡처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오른쪽)가 2022년 9월 18일 이탈리아 밀라노 산 시로에서 열린 나폴리와 AC밀란의 2022-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7라운드에서 김민재의 수비에 놀라 경악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나폴리는 이날 2-1로 승리했다. 방송화면 캡처

말디니는 김민재를 눈여겨볼 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나폴리가 정말 이상하게 너무 잘했는데 김민재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체력이나 정확도에 있어서 정말 잘하는 선수라는 걸 알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눈여겨보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그렇게 잘하기 힘든 걸 나도 잘 아는데, 이탈리아에서 잘하는 걸 보며 놀랐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공격수 토티도 김민재를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토티는 "나도 말디니처럼 김민재를 보며 놀랐다. 나폴리가 잘한 것 중 하나가 김민재를 영입한 것"이라고 전했다.

토티는 이어 "선수들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너무 빠르게 적응한 것에 놀랐다. 적응하는 실력을 보고 '저 선수는 대단하고 세계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지금 현재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네 사람은 다음 달 21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레전드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한국 레전드는 안정환 최진철을 비롯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뛴 김남일 이을용 김태영 이운재 등이 함께 뛴다. 이탈리아 레전드는 말디니와 토티 외에도 파비오 칸나바로, 마르코 마테라치, 크리스티안 자카르도, 마시모 오도, 델 피에로 등이 참여한다. 브라질 레전드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히바우드, 베베토, 카카 등도 출전한다.

강은영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