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한중 최고위급 인사가 만나는 것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10개월 만이다. 최근 한미일 협력 강화와 북러 밀착이 강화하는 가운데, 그간 소원했던 한중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한 총리와 시 주석 간 만남에 대해 "양국이 (양자회담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간과 장소 등 구체적인 일정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담은 23일 오후 열리는 아시안게임 개막식 전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 총리는 같은 날 시 주석이 주재하는 참가국 오찬에도 참석한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화춘잉 대변인의 발표문에서 시 주석이 개막식에 참석한 외국 지도자들을 위한 환영행사를 열고 양자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와 시 주석의 만남은 한중 간 경색 국면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공통된 인식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 강화에 힘을 쏟는 것을 경계해 왔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을 언급하고,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계 회복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윤 대통령이 이달 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계기로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나 한중일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 협조를 당부했고, 리 총리가 호응하겠다고 밝히면서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와 역내, 글로벌 현안 해결을 위해선 중국의 책임 있는 역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 총리 역시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한중관계 개선 의지와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렛대 삼아 시 주석 방한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총리는 지난 19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정부 대표로 방중하는 것에 대해 "'한중관계가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하나의 시그널로 받아들여도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오는 25, 26일엔 서울에서 3국 정상회의 준비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한중일 외교당국의 부국장급 회의와 외교차관보급 고위관리회의(SOM)가 잇달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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