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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지브리 경영권 아들 대신 방송사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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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지브리 경영권 아들 대신 방송사에 넘겼다

입력
2023.09.21 20:15
수정
2023.09.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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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테레, 스튜디오 지브리 지분 42.3% 취득
"아들 승계, 미야자키 감독이 반대"

일본 민영방송국 닛폰테레비홀딩스(닛테레)는 21일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지분 42.3%를 취득해 자회사화한다고 밝혔다.

일본 민영방송국 닛폰테레비홀딩스(닛테레)는 21일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의 지분 42.3%를 취득해 자회사화한다고 밝혔다.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등이 설립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지브리)’가 경영권을 일본 민영방송사 닛폰텔레비전홀딩스(닛테레)에 넘기기로 했다. 애초 경영권을 미야자키 감독의 아들 고로에게 승계하는 안이 부상했으나, 본인과 미야자키 감독이 모두 반대해 다른 인수처를 물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두 회사는 이날 도쿄의 지브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닛테레가 다음 달 6일자로 지브리 지분 42.3%를 취득해 자회사로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취득 금액은 추후 밝히기로 했다. 앞으로 닛테레에서 지브리에 임원을 파견해 경영을 지원한다.

1985년 설립된 지브리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미야자키 감독의 걸작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왔다. 요미우리신문 계열의 닛테레는 1985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TV에서 처음 방송했고, 지금까지도 매주 금요일 영화 편성 시간에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정기적으로 방송해 왔다. 양사의 관계가 밀접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상 ‘미야자키 감독의 회사’로 인식됐던 지브리가 경영권을 스스로 외부에 넘기기로 한 것은 충격을 줬다.

스즈키 도시오(오른쪽) 스튜디오 지브리 사장이 스기야마 요시쿠니 닛폰텔레비전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 나란히 서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 홈페이지

스즈키 도시오(오른쪽) 스튜디오 지브리 사장이 스기야마 요시쿠니 닛폰텔레비전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 나란히 서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 홈페이지


"아들 승계, 미야자키 감독이 반대"

지브리 사장이자 수십 년간 미야자키 감독 애니메이션의 프로듀서를 맡아 온 동지인 스즈키 도시오는 이날 회견에서 “미야자키 감독은 82세, 나는 75세로 오랫동안 후계자 문제를 고민해 왔다”면서 배경을 밝혔다. 그는 “미야자키 감독의 아들 고로에게 승계하는 안이 여러 번 거론됐으나 본인이 ‘혼자서 지브리를 짊어지는 것은 어렵다’며 고사했다”고 밝혔다.

미야자키 감독도 고로의 승계를 반대했다. “미야자키라는 이름으로 지브리를 지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더 넓은 시야로 보는 것이 좋겠다”는 이유를 들었다. 고로는 2006년 ‘게드전기’의 감독을 맡았으나 크게 실패했고, 2012년 ‘고쿠리코 언덕에서’ 역시 흥행에 실패하며 아버지로부터 후계자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미야자키 감독은 아들 외에 다른 후계자도 육성하지 않았고, 결국 스즈키 사장이 외부에서 새 주인을 찾아 나섰다. 미야자키 감독은 닛테레의 인수에 대해서는 “개인이 아니라 큰 회사가 해야 한다”며 찬성했다.

올해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한 장면. 스튜디오 지브리 홈페이지

올해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한 장면. 스튜디오 지브리 홈페이지


닛테레, "지브리 자율성 존중, 계속 지원"

스즈키 사장은 스기야마 요시쿠니 닛테레의 대표이사 회장과 온천에서 만나 “앞으로 지브리가 계속 영화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경영 측면은 닛테레가 도와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고 한다. 당시 스기야마 회장은 “앞으로도 지브리의 작품을 응원하고 영화를 계속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두 사람은 이날 회견에서 “앞으로 닛테레는 지브리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지브리는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 및 지브리 박물관과 지브리 테마파크 운영 등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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