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가짜 주사 놀이'한 남편
'성추행'처럼 악의적 편집·유포
'아이 성추행·방임자' 비난 폭주
경찰·검찰 모두 아동학대 무혐의
한 가족 상담 방송에 출연했다가 의붓딸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던 30대 남성이 최근 검찰 수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해당 사건으로 마녀사냥에 가까운 비난이 쏟아지면서 지난 2월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TV예능프로그램 'MBC 결혼지옥'에 출연했다고 밝힌 A씨는 2일 한 맘카페에 글을 올려 "방송에 나간 후, 남편이 아이에게 장난치는 장면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움짤(움직이는 그림)이 유포됐고, 이 때문에 우리 가족은 '아동 성추행범' '소아 성애자' 성추행 방임자' 등 의 낙인이 찍혀, 대한민국 온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범죄자 가족이 돼 버렸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에선 재혼 가정의 남편이 일곱 살 된 의붓딸과 '가짜 주사 놀이'라며 아이의 엉덩이를 쿡쿡 찌르는 모습이 담겼다. 아이가 싫다는 데도 아이를 꽉 끌어안은 채 놔주지 않는 장면도 논란이 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MBC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삭제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움짤이 온라인에 확산됐다. A씨는 "MBC가 악의적인 편집을 막고자 해당 장면을 아예 삭제했지만, 움짤이 본방송 영상인 것처럼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기도 했다"고 했다.
방송이 나가고 온라인상에 움짤이 퍼지면서 A씨 남편이 아동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신고와 민원이 전국적으로 쏟아졌다. A씨에 대해서도 '딸 성추행 방임자'라며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비난이 폭주했다. 심지어 A씨가 일하는 직장에도 민원이 제기됐다.
결국 A씨 남편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지난 5월 "친해지고자 격의 없이 한 행동이었을 뿐 추행 또는 학대 의사는 없었다"고 보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도 최근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A씨와 남편은 방송 후 2개월 만인 올해 2월 이혼하기로 했다. A씨는 "초혼이었던 남편은 아이를 대하는 방식이 서툴렀고, 남편은 아이를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용기내 방송에 출연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마치 아이를 걱정하는 척하며 '새아빠와 의붓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변질시켰고 소중한 우리 아이는 성적 묘사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무엇보다 가슴 아픈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익명성 뒤에 숨어, 여전히 우리 아이에게 '친족 성범죄 피해자'와 '가해자들의 자녀'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악의적으로 편집한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이들과 악성 댓글을 쓴 사람들을 명예훼손 등으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A씨는 "수사기관 결론이 난 후에도 계속 재생산되는 허위 사실과 2차 가해는 침묵만으로 바로잡을 수는 없다는 판단을 했다"며 "악의적인 편집본만을 보고 허위사실을 게시하거나 유포,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행위는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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